MB 퇴임 직전 “갑문만 달면 대운하 완성”
속다르고 겉달랐던 발언
지난 1월 4대강 관계자들에게 ‘본심’ 밝혀
2008년 “운하 포기” 공언하고 뒤에선 국토부에 “재추진 대비”
심명필 전 본부장·정종환 전 장관, 줄기차게 “4대강 대운하 아냐” 강변
[한겨레] 김정수 선임기자 | 등록 : 2013.07.11 08:16 | 수정 : 2013.07.11 09:50
이명박 전 대통령은 운하를 포기한 적이 없다.
2009년 6월29일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4대강 사업이 운하 사업이 아님을 강조하는 라디오·인터넷 연설을 하면서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대운하가 필요하다’는 제 믿음에는 지금도 변화가 없습니다. 그것은 정치하기 오래전, 민간기업에 있을 때부터 생각해 왔던 것”이라며 운하에 대한 강한 미련을 숨기지 않았다.
이번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4대강 사업이 이처럼 운하를 결코 포기하지 않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신념에 의해 추진된, 이 전 대통령에 의한, 이 전 대통령의 사업이었음을 확인한 셈이다.
이 전 대통령은 겉으로는 2008년 촛불시위에 밀려 대운하 포기를 공언한 이후 여러 차례 운하 추진 계획이 없다고 천명했다. 그는 2009년 6월29일 연설에서 “4대강 살리기에 대해 ‘이름만 바꿔 대운하 사업을 추진하려는 것 아니냐’, ‘20조 가까이 들여서 건설사들의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고 따지는 글들을 읽으며 정말 가슴이 답답했다. ‘정부에 대한 불신의 벽이 너무 높구나’ 하는 안타까움 때문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러고는 “계획도 없고, 제 임기 내에는 추진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말했다.
하지만 감사원이 10일 밝힌 감사 결과를 보면, 이 전 대통령이 이 발언을 한 때는 이미 대통령실이 국토부에 “사회적 여건 변화에 따라 운하가 재추진될 수도 있으니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시한 지 넉달이나 지난 시점이다. 이에 따라 국토부가 2008년 12월에 마련한 4대강 종합정비방안을 폐기하고, 4대강 준설 수심을 2.5m에서 6m로 늘리는 등 운하 추진을 고려한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까지 만들어 발표한 상황이었다.
2009년 11월27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국민과의 대화에서도 이 전 대통령은 운하 계획을 부인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때 “선거 당시 대운하 공약을 하고 당선됐고, 국민들은 하는 것으로 알고 지지해줬다. 하지만 당선 후 반대 여론이 많고 국민들의 의사가 그렇다니 계획을 바꿨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퇴임 직전 4대강 사업 핵심 관계자들에게 4대강 사업이 운하를 위한 준비사업이었음을 자랑삼아 이야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말 4대강살리기추진본부가 해체되면서 민간인으로 돌아간 심명필 전 본부장(현 인하대 교수)을 비롯한 추진본부 관계자와 국토부, 환경부, 수자원공사의 4대강 사업 관계자 20여명을 지난 1월4일 청와대로 불러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에서 숨겨왔던 본심을 드러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정부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이 이날 ‘운하는 내가 국회의원 할 때 처음 제안했던 것인데, 내가 대통령이 돼서 내 손으로 이렇게 시작할 수 있을 줄 몰랐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이제 내가 거의 다 해놨기 때문에 나중에 현명한 후임 대통령이 나와서 갑문만 달면 완성이 된다’는 취지의 말도 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4대강 사업 추진을 총괄한 심명필 전 본부장은 4대강 사업의 숨은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 만한 인물이다. 하지만 운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4대강이 운하와는 무관하다고 강변했다. 그는 2010년 10월28일 4대강 사업을 운하 준비로 보는 야당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연 기자 브리핑에서 “운하가 아니라고 하는데 운하로 바꿀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은 어린애 투정과 같다”고 표현하기까지 했다.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 장관도 2009년 6월 4대강 사업을 사실상 운하 준비사업으로 확대한 마스터플랜이 확정된 뒤에도 운하 계획과 무관하다고 강변한 인물이다. 그는 2009년 6월23일 경기도 과천에서 열린 ‘4대강 살리기 사업 공공부문 기관장 워크숍’에서 “4대강 사업이 공교롭게 운하와 연계되면서 일각에서는 ‘운하 전주곡’이 아니냐고 하는데 정부는 운하를 추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도 2010년 4월5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실적으로 보거나 4대강 살리기 사업 내용으로 보거나 운하는 이제는 생각하지 않고 절대로 그런 일은 없다 하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출처 : MB 퇴임 직전 “갑문만 달면 대운하 완성”
속다르고 겉달랐던 발언
지난 1월 4대강 관계자들에게 ‘본심’ 밝혀
2008년 “운하 포기” 공언하고 뒤에선 국토부에 “재추진 대비”
심명필 전 본부장·정종환 전 장관, 줄기차게 “4대강 대운하 아냐” 강변
[한겨레] 김정수 선임기자 | 등록 : 2013.07.11 08:16 | 수정 : 2013.07.1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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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은 운하를 포기한 적이 없다.
2009년 6월29일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4대강 사업이 운하 사업이 아님을 강조하는 라디오·인터넷 연설을 하면서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대운하가 필요하다’는 제 믿음에는 지금도 변화가 없습니다. 그것은 정치하기 오래전, 민간기업에 있을 때부터 생각해 왔던 것”이라며 운하에 대한 강한 미련을 숨기지 않았다.
이번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4대강 사업이 이처럼 운하를 결코 포기하지 않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신념에 의해 추진된, 이 전 대통령에 의한, 이 전 대통령의 사업이었음을 확인한 셈이다.
이 전 대통령은 겉으로는 2008년 촛불시위에 밀려 대운하 포기를 공언한 이후 여러 차례 운하 추진 계획이 없다고 천명했다. 그는 2009년 6월29일 연설에서 “4대강 살리기에 대해 ‘이름만 바꿔 대운하 사업을 추진하려는 것 아니냐’, ‘20조 가까이 들여서 건설사들의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고 따지는 글들을 읽으며 정말 가슴이 답답했다. ‘정부에 대한 불신의 벽이 너무 높구나’ 하는 안타까움 때문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러고는 “계획도 없고, 제 임기 내에는 추진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말했다.
▲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9년 11월27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국민과의 대화에 나와 발언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때도 "선거 당시 대운하 공약을 하고 당선됐고, 국민들은 하는 것으로 알고 지지해줬다. 하지만 당선 후 반대 여론이 많고 국민들의 의사가 그렇다니 계획을 바꿨다"고 말했다. |
하지만 감사원이 10일 밝힌 감사 결과를 보면, 이 전 대통령이 이 발언을 한 때는 이미 대통령실이 국토부에 “사회적 여건 변화에 따라 운하가 재추진될 수도 있으니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시한 지 넉달이나 지난 시점이다. 이에 따라 국토부가 2008년 12월에 마련한 4대강 종합정비방안을 폐기하고, 4대강 준설 수심을 2.5m에서 6m로 늘리는 등 운하 추진을 고려한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까지 만들어 발표한 상황이었다.
2009년 11월27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국민과의 대화에서도 이 전 대통령은 운하 계획을 부인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때 “선거 당시 대운하 공약을 하고 당선됐고, 국민들은 하는 것으로 알고 지지해줬다. 하지만 당선 후 반대 여론이 많고 국민들의 의사가 그렇다니 계획을 바꿨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퇴임 직전 4대강 사업 핵심 관계자들에게 4대강 사업이 운하를 위한 준비사업이었음을 자랑삼아 이야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말 4대강살리기추진본부가 해체되면서 민간인으로 돌아간 심명필 전 본부장(현 인하대 교수)을 비롯한 추진본부 관계자와 국토부, 환경부, 수자원공사의 4대강 사업 관계자 20여명을 지난 1월4일 청와대로 불러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에서 숨겨왔던 본심을 드러냈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정부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이 이날 ‘운하는 내가 국회의원 할 때 처음 제안했던 것인데, 내가 대통령이 돼서 내 손으로 이렇게 시작할 수 있을 줄 몰랐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이제 내가 거의 다 해놨기 때문에 나중에 현명한 후임 대통령이 나와서 갑문만 달면 완성이 된다’는 취지의 말도 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4대강 사업 추진을 총괄한 심명필 전 본부장은 4대강 사업의 숨은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 만한 인물이다. 하지만 운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4대강이 운하와는 무관하다고 강변했다. 그는 2010년 10월28일 4대강 사업을 운하 준비로 보는 야당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연 기자 브리핑에서 “운하가 아니라고 하는데 운하로 바꿀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주장하는 것은 어린애 투정과 같다”고 표현하기까지 했다.
정종환 전 국토해양부 장관도 2009년 6월 4대강 사업을 사실상 운하 준비사업으로 확대한 마스터플랜이 확정된 뒤에도 운하 계획과 무관하다고 강변한 인물이다. 그는 2009년 6월23일 경기도 과천에서 열린 ‘4대강 살리기 사업 공공부문 기관장 워크숍’에서 “4대강 사업이 공교롭게 운하와 연계되면서 일각에서는 ‘운하 전주곡’이 아니냐고 하는데 정부는 운하를 추진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도 2010년 4월5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실적으로 보거나 4대강 살리기 사업 내용으로 보거나 운하는 이제는 생각하지 않고 절대로 그런 일은 없다 하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출처 : MB 퇴임 직전 “갑문만 달면 대운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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