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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전자서비스, 위장 도급 증거 인멸 의혹

[단독] 삼성전자서비스, 위장 도급 증거 인멸 의혹
본사서 협력업체에 업무 지시 메일 보낸 뒤 삭제 주문
노동부 근로감독 조직적 방해 정황… 삼성 “사실무근”

[경향신문] 박철응 기자 | 입력 : 2013-07-29 06:00:01 | 수정 : 2013-07-29 07:19:56


삼성전자서비스 관리자가 협력업체에 업무 지시 e메일을 보낸 뒤 삭제토록 주문한 사실이 확인됐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24일 삼성전자서비스에 수시근로감독에 들어간 지 나흘 뒤에 벌어진 일이다. 본사의 업무 지시는 계속되면서 근로감독 중에 ‘위장 도급’ 증거를 없애고 조사를 방해하려 한 의혹이 일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의 한 현직 기사는 28일 경향신문에 본사 지시를 받은 ‘3분기 협력사 평가 지사 자체 항목 선정 및 운영안’이라는 제목의 e메일 화면(사진)을 보내왔다. 삼성전자서비스 모 과장이 발신자로 돼 있는 e메일 내용을 보면 ‘30분 완결률, 수리설득률-내근, 고객불만율, 폰픽스율-외근. 상기 항목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고 적혀 있다. 이어 ‘현재 메일을 보내면 안되므로 보낸 메일 첨부 저장 후 삭제 바랍니다’고 적혀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본사에서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구체적 평가 항목을 하달하고는 삭제를 지시한 것이다. 특히 ‘참고사항. 현재 근로감독관 센터 방문 시 사장님/팀장님 싱글 메일 확인한다 합니다. 저장된 메일 및 개봉 메일은 삭제함이 좋을 듯합니다’라며 기사가 받은 e메일들의 삭제를 함께 주문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6월24일부터 ‘위장도급’ 의혹이 제기된 삼성전자서비스에 대해 수시근로감독을 하고 있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지부 관계자는 “본사 간부 직원들이 와서 협력업체 팀장과 사장들의 컴퓨터에 있는 e메일을 지우고 간 사례가 다수 보고됐다”면서 “협력업체 사장이 사무실에 있는 서류를 모두 집으로 옮긴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내린 정황도 추가로 파악됐다. 협력업체 서비스 기사가 받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면 ‘용지 걸림 발생 시 IT기술그룹 연락 요망’, ‘프린터 소모품 불량 반납 시 필히 불량 화상 동봉. 부진자 교육함’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IT기술그룹은 삼성전자서비스 소속이며 업무 지시와 함께 ‘교육’ 명목의 제재까지 명시한 셈이다.

지난 22일에는 삼성전자서비스 통합관리시스템이 2시간가량 작동하지 않아 업무가 마비된 것에도 의혹이 제기됐다. 노조 관계자는 “그동안 몇 분 정도 시스템이 다운된 적은 있지만 2시간이나 불통된 것은 처음”이라며 “시스템 다운 직후에 노동부가 근로감독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는데 증거 인멸로 관련 서류를 못 찾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은수미 민주당 의원은 “삼성 측이 조직적으로 노동부의 근로감독을 방해하는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면서 “노동부는 근로감독 대상에 삼성의 조사 방해 행위까지 포함시켜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증거 인멸은 사실무근이다. e메일 삭제를 지시한다면 어떻게든 알려질 텐데 그런 무모한 행동을 할 리가 없지 않겠느냐”면서 “IT기술그룹의 업무 메시지는 기술적인 지원일 뿐”이라고 말했다.


출처 : [단독] 삼성전자서비스, 위장 도급 증거 인멸 의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