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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준, 국회에서 ‘북 동향 미확인 정보’ 쏟아내

남재준, 국회에서 ‘북 동향 미확인 정보’ 쏟아내
“동창리 장거리 미사일 엔진 실험”
“영변 원자로 재가동” 보고하자
국방부는 “확인된 것 없다” 부인
리설주 관련 처벌설도 자세히 설명
국정원, 정보력 과시 ‘무리수’ 둔듯

[한겨레] 송채경화 김규원 기자 | 등록 : 2013.10.08 22:52 | 수정 : 2013.10.09 15:37


▲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가 부인 리설주씨와 함께 지난달 16일 평양 유경정주영체육관에서 ‘2013 아시안컵 및 아시아클럽 역도선수권대회’를 관람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평양/로이터 뉴스1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이 8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북한 동향과 관련된 민감한 정보들을 마구 쏟아냈다. 그러나 남 원장이 밝힌 정보 중엔 그 근거가 불확실하거나 국방부가 즉각 부인한 내용도 포함돼 있어 국정원이 자신들의 정보력을 과시하고 대북 경계심을 조성하기 위해 설익은 정보를 의도적으로 ‘세일즈’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조원진 새누리당 정보위 간사는 정보위 산회 직후 브리핑을 통해 남재준 원장이 “북한이 조건 없는 6자회담 복귀를 통해 대북 제제, 한·미·일 정책 공조, 한반도 정세 주도권 장악을 기도하고 있다. 북한이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 생산 등 핵능력 강화를 위해 최근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를 재가동했고, 이 가운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는 장거리 미사일 엔진 실험 실시 등 핵개발 수단 확보를 위한 개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곧바로 “영변 원자로와 동창리 미사일 관련해 확인된 것이 없다”고 부인했다. 결과적으로 남 원장이 검증되지 않은 미확인 정보를 국회에 보고한 셈이 됐다.

남 원장은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의 리더십에 대한 북한 내부의 부정적인 평가와 그의 부인 리설주씨에 대한 최근 소문도 자세히 보고했다. 조 간사는 “은하수 관현악단 단원에 대한 리설주 관련 정황은 알 수 없지만, 처벌된 내용은 알고 있다”는 남 국정원장의 말을 전했다. 최근 일부 외신의 보도대로 이들 단원이 음란물을 찍은 혐의로 총살된 것은 확인이 되지만, 이들의 총살과 리설주씨의 관련 여부는 알 수 없다는 의미다.

남 원장은 또 “김정은이 스위스 체류 경험을 바탕으로 유럽식 테마 파크를 모방한 외국 따라하기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개인적 관심 사업에 재원을 낭비하고 있다”며 “평양 등지에 미림 승마클럽, 문수 물놀이장, 마식령 스키장 등 특권층을 위한 체육 위락 시설을 건설하면서 총 3억불의 재원을 낭비했고, 이는 북한 주민 전체가 2~3개월 먹을 80만톤의 식량을 구매할 수 있는 돈”이라고 평가했다.

김 제1비서에 대한 북한 내부의 불만도 보고됐다. 김 비서가 유일 지배체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생모인 고영희의 묘지를 조성해 주민 참배를 강요하는 등 개인 우상화 작업을 벌이고 있는데, 북한 내부 간부들 사이에서 그의 리더십에 대한 냉소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남 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인 정호성 청와대 1부속비서관이 지난 8월1일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 담당 간부를 만나 경평축구 재개, 이산가족 상봉 등 5개 항에 합의했다는 야당의 의혹 제기에 대해 “여기 와서 처음 들었다”며 부인했다.

한편, 조 간사는 브리핑에서 “김정은이 총공격 명령 대기를 지시했는데, 명령이 떨어지면 속도전으로 일체가 되어 강력한 집단적 힘을 통해서 각 동지들이 자기 초소에 그야말로 무궁무진한 창조적 발상으로 한순간에 서로를 위해서 해야 한다는 지시를 내렸다”고 말해, 한때 일부 방송과 통신이 “김정은, 군에 총공격 명령 대기”를 속보로 내보내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그러나 정청래 정보위 민주당 간사는 정정 브리핑을 통해 “‘김정은 총공격 명령지시’ 발언은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합정동 모임에서 나온 발언이었으나 조 간사가 김정은의 발언처럼 잘못 브리핑한 것”이라고 바로잡았다.


출처 : 남재준, 국회에서 ‘북 동향 미확인 정보’ 쏟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