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민영화? 사유화!

가스 민영화 일본, 가정용 요금이 산업용 2배

가스 민영화 일본, 가정용 요금이 산업용 2배
“독점 깨야 값 싸진다” 정부 주장과 정반대 결과
공공부문에 시장원리 적용으로 가스업체만 이익

[경향 비즈ⓝ라이프] 유희곤 기자 | 입력 : 2014-07-09 06:00:01 | 수정 : 2014-07-09 06:00:02


▲ 도시가스 계량기. (사진=뉴시스)

가스산업이 민영화된 일본의 가정용 가스요금이 산업용보다 2배 이상 비싼 것으로 확인됐다. 수익을 내야 하는 민간시장 특성에 따른 것으로 ‘도시가스 민영화를 추진해야 가스요금이 싸진다’는 정부 주장과 상반되는 결과로 보인다. 공공부문이 가스 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은 가정용과 산업용의 요금 차이가 거의 없다.

사회공공연구원은 8일 ‘사유화의 반면교사, 일본 가스산업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 4월 6일부터 11일까지 일본 경제산업성, 일본가스협회, 도쿄가스, 소비자단체연합회 방문과 전문가 면담을 통해 작성됐다.

보고서를 보면 2011년 기준 국내 도시가스 요금은 가정용이 65달러/㎿h, 산업용이 60.2달러/㎿h였다. 일본은 가정용이 165.3달러/㎿h, 산업용이 70.3달러/㎿h였다. 국내에서는 가정용과 산업용의 요금 차이가 거의 없는 반면 일본에서는 가정용이 산업용보다 2배 이상 비쌌다. 이는 한·일 양국의 천연가스 도입 방식의 차이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국내에서는 1983년부터 한국가스공사가 전체 수입량의 95% 이상을 일괄 도입해 지역 도시가스 소매사업자와 발전사업자에 공급하고 있다. 일본은 1990년대 중반부터 가스산업이 민영화된 이후 대기업 4곳 등 9개 기업이 해외에서 천연가스를 수입해 소매사업자에 공급한다.

시장원리가 적용된다면 가스요금은 가정용이 산업용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 산업용과 발전용 가스 수요는 연중 일정한 반면 가정 난방용 가스 소비는 겨울에 급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연가스는 석유와 같은 다른 에너지원과 달리 비축이 어려워 소비가 급격하게 늘어날 때 초단기계약 물량이 생긴다. 수익을 내야 하는 일본 가스업계는 계절 간 수요 격차, 배관관리 비용 등을 고려해 가정용 가스요금을 높게 책정한 것이다. 한국에선 가정용 요금의 인상요인을 산업용과 발전용에서 흡수하고 있다.

일본 가스요금은 연료비가 60%, 공급비가 40%이지만 한국에선 연료비가 90%, 공급비가 10%다. 연료비는 해외에서 천연가스를 들여오는 데 필요한 비용이고, 공급비는 도·소매로 각 산업체와 가정으로 가스가 공급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다. 일본 가스업체의 공급비 비중은 한국보다 4배 많고, 업체들은 여기서 더 많은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이다.

비싼 요금 때문에 일본의 가정용 도시가스 비중은 전체의 9%에 그치고 있다. 천연가스 수입이 일본보다 14년 늦은 한국의 가정용 도시가스 비중은 30%에 이른다. 송유나 연구위원은 “정부는 가스공사의 천연가스 독점을 깨야 국내 가스 도입가격이 싸진다며 10여년 동안 민영화를 추진해 왔다”며 “그러나 가스산업이 민영화된 일본에선 일부 가스업체의 이익만 늘었을 뿐 가스요금이 싸지도, 에너지 공공성이 지켜지지도 않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가스 민영화 일본, 가정용 요금이 산업용 2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