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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이버사, 선거때마다 ‘여당 편들기’ 발벗고 나섰다

[단독] 사이버사, 선거때마다 ‘여당 편들기’ 발벗고 나섰다
옥도경·연제욱 전 사령관 ‘공소장 범죄일람표’ 확인
대선 한달전 하루 수십건씩 올리다 선거 끝나니 0~1건

[한겨레] 노현웅 정환봉 기자 | 등록 : 2014.11.20 01:01 | 수정 : 2014.11.20 08:01


▲ 조현천 국군사이버사령관(뒷줄 왼쪽 둘째) 등이 지난달 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앞쪽은 한민구 국방부 장관. 이정아 기자

2011년 10·26 재보궐선거부터 2012년 4·11 총선과 대선 등 중요한 정치 일정마다 국군사이버사령부(사이버사)가 발 벗고 새누리당 편들기에 나선 사실이 드러났다. 사이버사 요원들이 직접 작성해 올리거나 퍼나른 댓글과 트위터 글 등을 통해 정치 관여의 구체적 행태가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19일 <한겨레>가 전해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옥도경·연제욱 전 사이버사 사령관의 ‘범죄일람표’(공소장에 첨부)를 보면, 사이버사는 중요 선거 일정마다 총력 대응에 나섰다. 2012년 11월부터 대선 투표일인 그해 12월19일까지 수백건의 선거 개입 글을 작성하고 퍼날랐다. “확실하게 준비된 대한민국 1등 대통령 박근혜 후보”, “문재인에 속으면 대문은 북쪽으로 열린다” 등 여야 후보의 당선과 낙선 목적의 글을 집중적으로 올렸다.

사이버사 활동의 집중도는 정치 일정을 따라 움직였다. 대선 한달 전인 2012년 11월부터 평균 20여개씩 글을 썼으나, 선거 직후인 2012년 12월20일에는 1건, 21일 0건, 22일 2건 등으로 ‘개점휴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활동의 주목적이 ‘선거 개입’임을 방증하는 정황이다.

▲ 연제욱·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

야당 정치인 비방도 선거와 밀접한 맥락 속에서 진행됐다. 안철수 새정치연합 의원의 대선 출마 의사가 확실치 않던 2012년 초반에는 “철수님과 정치는 어울리지 않아요” 등 ‘견제구’를 던지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야권의 유력 주자가 된 뒤에는 ‘간철수’ 등의 표현을 써가며 “어리석고 무책임한 안철수의 ‘제주해군기지 사과 발언’…표라면 물불 안 가리는 자들에게 이 나라를 맡길수 없다”(11월2일) 등 비방을 서슴지 않았다. 대선 투표시간 연장 논란이 일자 11월6일부터 14일까지 “투표시간 연장에 대한 두려움과 착각”이란 글을 150차례 이상 퍼나르고, 1차 토론회 직후에는 “박근혜 후보의 낙선을 위해 나섰다”고 발언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를 비난하는 “정치권의 조폭은 퇴출시켜야 한다”는 글을 90여건 올렸다.

사이버사는 2012년 4·11 총선에도 적극 개입했다. 한명숙 당시 민주통합당 대표에 대한 비방, 김용민 후보의 막말 논란이 주내용이었다. 선거가 새누리당의 승리로 끝난 뒤에는 두 사람을 공격하는 글을 거의 올리지 않았다. 사이버사가 댓글 활동을 시작한 2011년 말에는 10·26 보궐선거로 당선된 박원순 서울시장이 ‘비난 공작’의 타깃이었다.

정치 개입 글을 작성한 요원은 모두 122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이버사 심리전단 200여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다. 사이버사가 사실상 정치 관여를 위해 만들어진 조직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또 연제욱·옥도경 전 사령관은 이런 활동을 매일 보고받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국방부 검찰단은 당시 국방장관이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조사도 하지 않은 채 두 전직 사령관을 군형법상 정치 관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했다.

전해철 의원은 “두 전직 사령관이 조직적 정치 개입을 매일 보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는데도 당시 국방부 장관인 김 실장은 전혀 책임이 없다고 결론 내린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출처 : [단독] 사이버사, 선거때마다 ‘여당 편들기’ 발벗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