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지침 따른 교과서를 비판하며 ‘국정화’ 주장한 교육장관
‘을사늑약’ ‘을사조약’ 둘 다 허용했는데
황우여 장관 “이런 교과서로 수능 보겠나”
한국사 교과서 ‘아전인수’ 발언 논란
도종환 의원 “교육부 편수용어도 모른채 교과서 국정화 옹호” 질타
[한겨레] 전정윤 기자 | 등록 : 2015-08-24 19:55 | 수정 : 2015-08-24 21:24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을사늑약’과 ‘을사조약’을 선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검정교과서를 비판하며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필요성을 주장하려다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 두 표현의 병용은 교육부의 지침에 따른 것인데도 교육부 장관이 이런 기초적인 사실관계조차 파악하지 않은 채 발언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도종환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은 24일 ‘2014회계연도 교육부 결산 의결’ 도중 황 부총리한테 교육부 편수(편집·수정)용어도 모르고 검정 교과서를 비판하고 국정화를 옹호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황 부총리는 11일치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교과서를 보면 을사조약도 있고 을사늑약도 있고 안 가르치는 교과서도 있다. 이런 교과서를 가지고 어떻게 수능시험을 보겠는가”라고 말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그 당위성을 강조한 셈이다. 이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여부가 다음달(9월) 결론이 난다. 국정화 쪽으로 기운 듯한데”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런 황 부총리의 발언은 사실관계를 몰랐거나 왜곡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2012년 국사편찬위원회의 편수용어 수정 의견을 받아들여 교과서에 을사조약과 을사늑약을 병용하도록 했다. 도 의원실이 분석해보니 2013년 검정을 통과한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 가운데 지학사·금성출판사·미래엔은 을사늑약으로, 교학사·리베르·두산동아·천재교육·비상교육은 을사조약으로 표기하고 있다. 황 부총리 말처럼 “안 가르치는 교과서”는 없었다.
도 의원은 “교과서마다 차이가 날 수 있는 용어나 내용은 이미 교육부에서 정한 집필 기준과 편수용어에 맞춰 집필하고 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편수용어나 집필 기준을 정비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교육부가 굳이 혼란을 무릅쓰고 역사의 시간을 되돌려 국정으로 가려고 하는 것은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교육부는 황 부총리 발언과 관련한 <한겨레>의 해명 요청에 “담당 부서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출처 교육부 지침 따른 교과서를 비판하며 ‘국정화’ 주장한 교육장관
‘을사늑약’ ‘을사조약’ 둘 다 허용했는데
황우여 장관 “이런 교과서로 수능 보겠나”
한국사 교과서 ‘아전인수’ 발언 논란
도종환 의원 “교육부 편수용어도 모른채 교과서 국정화 옹호” 질타
[한겨레] 전정윤 기자 | 등록 : 2015-08-24 19:55 | 수정 : 2015-08-24 21:24
세종청사서 국회 상임위 답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24일 오전 국회와 정부세종청사를 화상으로 처음 연결해 연 영상회의에서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왼쪽 둘째)이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오른쪽 화면)을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을사늑약’과 ‘을사조약’을 선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검정교과서를 비판하며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필요성을 주장하려다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 두 표현의 병용은 교육부의 지침에 따른 것인데도 교육부 장관이 이런 기초적인 사실관계조차 파악하지 않은 채 발언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도종환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은 24일 ‘2014회계연도 교육부 결산 의결’ 도중 황 부총리한테 교육부 편수(편집·수정)용어도 모르고 검정 교과서를 비판하고 국정화를 옹호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황 부총리는 11일치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교과서를 보면 을사조약도 있고 을사늑약도 있고 안 가르치는 교과서도 있다. 이런 교과서를 가지고 어떻게 수능시험을 보겠는가”라고 말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그 당위성을 강조한 셈이다. 이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여부가 다음달(9월) 결론이 난다. 국정화 쪽으로 기운 듯한데”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런 황 부총리의 발언은 사실관계를 몰랐거나 왜곡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2012년 국사편찬위원회의 편수용어 수정 의견을 받아들여 교과서에 을사조약과 을사늑약을 병용하도록 했다. 도 의원실이 분석해보니 2013년 검정을 통과한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 가운데 지학사·금성출판사·미래엔은 을사늑약으로, 교학사·리베르·두산동아·천재교육·비상교육은 을사조약으로 표기하고 있다. 황 부총리 말처럼 “안 가르치는 교과서”는 없었다.
‘조약’은 국가 간 합의에 초점을 두고, ‘늑약’은 억지로 맺은 조약이라는 뜻을 강조하는 용어다. 우리나라 쪽에서 보면 을사늑약이 정확한 표현이지만, 을사늑약이 교과서에 사용된 것은 오히려 검정제 전환 이후다. 도 의원은 “2012년 국정감사 당시 국사편찬위원회가 을사늑약을 을사조약으로, 일본 국왕을 일본 천황으로 수정하라고 권고한 사실이 밝혀져 큰 논란이 있었다. 이를 계기로 국사편찬위원회가 당시 교육과학기술부에 건의해 편수용어가 개정됐는데 정작 교육부 장관은 이런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도 의원은 “교과서마다 차이가 날 수 있는 용어나 내용은 이미 교육부에서 정한 집필 기준과 편수용어에 맞춰 집필하고 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편수용어나 집필 기준을 정비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교육부가 굳이 혼란을 무릅쓰고 역사의 시간을 되돌려 국정으로 가려고 하는 것은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교육부는 황 부총리 발언과 관련한 <한겨레>의 해명 요청에 “담당 부서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출처 교육부 지침 따른 교과서를 비판하며 ‘국정화’ 주장한 교육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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