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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쇠파이프 운운 김무성, 집안 단속이나 잘해라"

"쇠파이프 운운 김무성, 집안 단속이나 잘해라"
[현장] 부산시청 광장 도착한 희망버스... "더 쉬운 해고는 안 된다"
[오마이뉴스] 정민규, 선대식 | 15.09.12 11:22 | 최종 업데이트 15.09.13 10:50


1박 2일 일정으로 부산을 찾은 '912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13일 오전 영도구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지역구 사무실을 찾아 노동개악 시도 중단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정민규


[3신 : 13일 오전 10시 38분] 김무성 사무실 찾은 희망버스 "너나 잘하세요"

부산에서 지난밤을 보낸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13일 아침부터 찾은 곳은 영도구에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지역구 사무실이었다. 굳게 잠긴 지역구 사무실 앞을 지키고 선 경찰들이 희망버스 참가자들을 맞았다.

오전 8시께부터 모여든 희망버스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김무성 대표의 이른바 '쇠파이프' 발언에 대한 불만이 가장 먼저 터져 나왔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참가자들은 팔도 욕대결이라도 하듯 각 지방 사투리로 거친 말을 뱉어냈다.

한 참가자가 경찰을 바라보며 "경찰이 방패를 들고 있어 국민소득이 3만 불이 안 된다고 한다면 기분이 좋겠냐"고 외치자 다른 참가자는 "김무성이 쇠파이프를 좋아하는 거 같은데 들고왔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맞받았다. "너희 아니었음 노동자들은 6만 불이 됐다"는 한 참가자의 말엔 박수가 쏟아졌다.

최근 불거진 김무성 대표 사위의 마약 투약 사건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느낄 수 있었다. "집안 단속이나 잘하라" 등의 성난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날아들었다.

기자회견을 위해 참가자들이 펼쳐 든 플래카드에도 이런 분위기는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김무성 너네들 때문에 헬조선 됐다'는 플래카드 뒤로 선 400여 명의 참가자는 마이크를 넘기며 김무성 대표와 정부·여당의 노동개악 시도를 비판했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받아든 쪽은 김무성 대표가 강성노조로 인해 기업이 망한 사례로 지목한 콜트콜텍 노조였다. 이인근 금속노조 콜트콜텍지회장은 콜트콜텍은 노조가 강성이어서 망한 것이 아니라 해외로 국내 공장을 이전한 것이 문제라며 "김무성은 법정에서 사실을 왜곡하고, 왜곡한 사실을 공공연하게 배포한 죄의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 콜트콜텍 노조는 김 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친일파 아버지로부터 권력과 재산을 물려받은 김무성이 국민을 위해 정치한다고 감히 말할 수 있나"면서 "(김 대표는) 국회의원 자리를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이 일제히 "옳소"라고 맞장구를 쳤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이어 '912 희망버스 선언문'을 하나 된 목소리로 읽어 내려갔다. 참가자들은 선언문을 통해 "우리는 912희망버스를 통해 인신매매, 중간착취, 불법파견을 자행하고 있는 정몽구, 스스로 약속한 것조차 지키지 않는 기만적인 대우조선해양 자본가, 노동자들의 절규를 짓밟고 외면하는 자본가와 부산시장이 진정한 노동개혁의 대상임을 확인하고 밝혀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희망버스의 울림과 희망은 '비정규직 시대 이제 그만 100만 국민투표', 10월 24일 비정규직 연대의 날, 11월 14일 민중 총궐기를 비롯한 전 사회적 행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선언문 낭독을 끝으로 김 대표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1시간 동안의 기자회견을 마친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정리 집회를 갖고 각자 타고 온 버스를 타고 돌아갔다.

부산시청 광장 앞에서 150일째 이어지고 있는 생탁·택시 노동자들의 고공농성을 응원하기 위한 희망버스가 12일 저녁 부산을 방문했다. 1500여 명(집회 측 추산·경찰 추산 900여명)의 참가자들은 고공농성 해결을 위한 부산시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정민규


[2신 : 12일 오후 11시 2분] 부산 닿은 희망버스... "더 쉬운 해고는 안 된다"

"서병수가 책임져라!"

부산을 찾은 1500여 명(집회 측 추산, 경찰 추산 900여 명)의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150일을 맞은 생탁·택시 노동자들의 고공농성 해결을 촉구했다. 12일 오전 서울에서 출발한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강병재씨가 157일째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거제 대우조선해양을 거쳐 예정 시간보다 늦게 부산에 도착했다.

부산합동양조(생탁) 연산제조장 앞에서 사전 집회를 마친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오후 9시께부터 부산시청 광장에 모여 본 행사를 열었다. 촛불을 나눠 든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부산시청 주위를 에워싼 경찰 폴리스라인까지 바짝 다가가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희망버스 참가자들 사이에는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경찰은 폴리스라인을 넘어온 일부 참가자에게는 "연행하겠다"고 고지했지만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대신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모습을 카메라로 채증했다. 참가자들도 경찰의 채증에 거칠게 항의하며 한때 양쪽 사이에서는 긴장감이 돌았다.

하지만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더는 폴리스라인을 넘어가지 않으면서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박점규 장그래살리기운동본부 대변인은 "서병수 부산시장이 작은 노력만 해도 두 노동자는 추석 전에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면서 거듭 부산시 차원의 해결 노력을 촉구했다.

부산시청 광장 앞에서 150일째 이어지고 있는 생탁·택시 노동자들의 고공농성을 응원하기 위한 희망버스가 12일 저녁 부산을 방문했다. 1500여 명(집회 측 추산·경찰 추산 900여명)의 참가자들은 고공농성 해결을 위한 부산시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정민규

부산시청 광장 앞에서 150일째 이어지고 있는 생탁·택시 노동자들의 고공농성을 응원하기 위한 희망버스가 12일 저녁 부산을 방문했다. 1500여 명(집회 측 추산·경찰 추산 900여명)의 참가자들은 고공농성 해결을 위한 부산시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정민규

경찰과 대치를 마친 노동자들은 부산시청 광장에서 대오를 정비하고 사전에 준비한 무대를 이어갔다. 특히 이날 무대에는 스타케미칼 해고 노동자 최광호씨와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등 그동안 전국 곳곳에서 고공농성을 벌였던 노동자 12명이 나란히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더는 노동자가 고공으로 밀려 올라가는 세상이 오지 않기를 빌었다.

광고탑에 올라 희망버스 참가자들을 내려다보던 두 명의 고공 농성 노동자는 감사의 뜻을 표하며 지속적인 투쟁을 약속했다. 생탁 노동자 송복남씨는 "희망은 다른 누군가가 아닌 세상을 바꾸려는 우리 모두에 의해 만들어진다"라면서 "더 쉬운 해고, 더 많은 비정규직, 더 낮은 임금으로 노동자를 옥죄이는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막아내고 노동자가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자"라고 호소했다.

택시 노동자 심정보씨는 "여러분들의 연대의 힘이 절대 헛되지 않도록 올곧은 투쟁으로, 민주노총의 이름으로 승리하고 싶다"라면서 "우리들의 승리가 두 사람만의 승리가 아니라 여러분의 승리로, 민주노총의 승리가 되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전국에서 가지고 온 막걸리를 나눠마시는 '비생탁 막걸리 축제'를 이어 나갔다. 부산에서 밤을 보낸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13일 오전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지역구 사무실을 찾아 노동시장 구조개악 중단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1신 : 12일 오전 11시 22분] "여긴 조깅도 못하나?" 희망버스, 경찰과 몸싸움

한 희망버스 참가자가 12일 오전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그룹 회장 집으로 이어지는 유엔빌리지길 입구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선대식

경찰은 끝내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그룹 회장 집으로 가는 길을 열지 않았다. 경찰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몽구 회장 집으로 이어지는 유엔빌리지길 입구의 차도와 인도를 모두 막아선 탓이다.

12일 오전 9시 40분 거제·부산행 희망버스가 서울을 떠났다. 희망버스의 목적지는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강병재씨가 157일째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옥포조선소 내 50m 높이의 크레인과 부산 생탁 노동자 송복남씨·부산 한남교통 택시노동자 심정보씨가 150일째 비바람을 견디고 있는 부산시청 앞 광고탑이다.

희망버스 탑승자 250여 명의 집결지는 정몽구 회장 집 앞이었다. 기아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인 최정명·한규협씨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서울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위 광고탑에 오른 지 94일이 지났지만, 정몽구 회장은 묵묵부답이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마을 입구에 "불법파견 현행범 정몽구를 구속하라"는 펼침막을 내걸었다. 참가자들은 인도를 통해 평화적으로 '조깅'을 하겠다고 경찰에 전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들을 막아섰다. 경찰 뒤에는 "집회시위 과도소음 쾌적한 주거 환경 파괴한다"와 같은 어깨띠를 두른 현대·기아차 관계자 30여 명이 서 있었다.

12일 오전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그룹 회장 집으로 이어지는 유엔빌리지길 입구에서 희망버스 참가자들과 경찰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경찰 방패에 ‘정몽구 구속’ 스티커가 붙어 있다. ⓒ 선대식


참가자들은 "인도로 걸어가는 걸 왜 막느냐"고 항의했지만 경찰은 "미신고 집회"라면서 길을 열지 않았다. 곳곳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장그래운동본부 본부장인 권영국 변호사가 경찰에게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평화적 행진은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 인도로 걷는 게 무엇이 문제냐"고 따져 물었다. 경찰은 "공공의 안녕에 위협이 되기 때문에 막았다"고 답했다.

양경수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 회성지회 사내하청분회장은 "지난 4월과 7월에도 이곳에서 농성을 했을 때도 난리 났다. 정몽구 회장 집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려고 해도 정몽구 회장의 '사병' 때문에 제대로 할 수 없었고, 경찰도 지켜보기만 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끝내 정몽구 회장 집 앞으로 행진을 하지 못했다. 이들은 '정몽구 구속' 스티커를 곳곳에 붙이고, 기자회견을 한 뒤 희망버스에 올랐다. 박점규 장그래운동본부 대변인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사위가 마약을 한 것도 나쁘지만, 정몽구 회장이 불법파견을 정규직화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게 더 나쁘다"고 성토했다.

한편, 희망버스는 이날 오후 3시 30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크레인에 도착하고, 이어 오후 7시 30분 부산시청 앞 광고탑에 닿을 예정이다. 송경동 시인은 "11일 박근혜 정부가 저임금의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노동개악을 한다고 발표했다"면서 "거제와 부산의 노동자들과 연대하면서 노동개악을 막기 위해 많은 이들이 희망버스에 탑승했다"고 전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12일 오전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그룹 회장 집으로 이어지는 유엔빌리지길 입구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인 뒤, 희망버스에 차례로 탑승하고 있다. ⓒ 선대식


출처  "쇠파이프 운운 김무성, 집안 단속이나 잘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