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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문재인 대표는 ‘쉬운 해고’ 저지에 정치생명 걸어야 한다

문재인 대표는 ‘쉬운 해고’ 저지에 정치생명 걸어야 한다
[민중의소리] 사설 | 최종업데이트 2015-09-22 07:50:38


21일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가 육군제28사단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경기도 연천 태풍전망대에서 포격도발 현황 보고를 받으며 생각에 잠겨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새정치연합의 문재인 대표가 ‘재신임’을 거두어 들였다. 문 대표의 재신임 제안이 당내 비주류의 ‘대표 흔들기’에 대한 반격이었다고 본다면 이로써 당의 내홍은 일단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본다. 주류건 비주류건 각각의 주장에 어느 정도의 정당성은 있었으리라 본다. 문 대표가 앞으로 이들 주장의 장단점을 취합해 화합과 혁신이라는 큰 방향에서 당을 이끌어 나가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야당이 자기 몫을 다하는 것이다. 우리 정치에서 야당의 필요성은 자기들끼리의 단합이나 권력 배분에서 찾을 수 없다. 앞으로도 야당 내에서 다양한 쟁점이 부각되고 갈등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국민의 삶과 연관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잘해야 ‘얼굴 마담 바꾸기’일 것이고, 자칫하면 ‘지분 나눠먹기’로 끝날 뿐이다.

지금 국민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노동개악’을 저지하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청년층의 취약한 처지를 앞세워 ‘노동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얼핏 어려운 처지에 있는 청년들을 보살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세대를 가리지 않은 ‘더 많은 착취’를 통해 자본의 이윤율을 지켜주겠다는 것일 뿐이다. 심지어 새누리당이 내놓은 노동5법 개정안에는 ‘청년’이라는 단어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IMF 사태를 핑계로 정리해고를 도입해 위기를 전가했던 재벌들이 이제는 2008년 이후 경제위기를 핑계로 일반해고를 도입하려 하는 것이 이번 개혁의 본질이다. 사실 낮은 성장률이나 높은 청년실업의 책임은 오롯이 정권과 재벌에게 있다. 그런데 엉뚱하게 희생양으로 내세워 진 것은 1천8백만 임금노동자다. 이른바 저성과자 해고가 합법화된다면 현장에는 노동자 상호간의 경쟁으로 지옥도가 펼쳐질 것이고 이렇게 뽑아낸 착취의 성과는 또다시 재벌의 사내유보금이나 상위 1% 부자들의 금고속으로 사라질 것이 분명하다.

그 동안 새정치연합은 당내가 혼란스럽다면서 정권의 노동개악 드라이브에 선명한 대립각을 세우지 못했다. 야당에 많이 있다는 운동권 출신 의원들이나 노동전문가들조차 당내 분란에 휘말려 들었고, 이른바 지도자들은 현안이 무엇인지도 모를 정도였다. 가지고 있는 힘도 제대로 쓰지 못한 셈이다. 이제와서도 이런 낡은 행태가 계속 된다면 국민은 진정으로 야당에 등을 돌리고 말 것이다.

이번에 재신임을 받은 문재인 대표부터 나서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악에 맞서 투쟁을 시작한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를 만나 공조를 위한 대화부터 시작해야 한다. 문 대표는 혁신안 통과에 정치생명을 걸었었다. 하지만 진짜 정치생명을 걸어야 할 일은 ‘쉬운 해고’를 막는 일이다.


출처  [사설] 문재인 대표는 ‘쉬운 해고’ 저지에 정치생명 걸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