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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故고현철 교수 추모 현수막에 ‘패륜 낙서’, 경찰 수사

부산대 故고현철 교수 추모 현수막에 ‘패륜 낙서’, 경찰 수사
30일 새벽 30여장 일제히 훼손, 원색적 비난 담겨... 교수회 강경대응 입장
[민중의소리] 김보성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5-10-01 11:16:21


▲ 지난 30일 부산대 학내 곳곳에 설치한 고 고현철 교수 추모 현수막이 고인을 비하하는 낙서로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정승민

총장직선제와 대학민주화를 요구하며 투신한 고 고현철(54) 국문과 교수의 추모 현수막 수십 장이 ‘낙서 테러’를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1일 부산대 교수회, 총학생회에 따르면 인문대, 사회대, 교수회관 등 학내 곳곳에 설치한 추모현수막 30여 장에 고인을 비하하는 내용이 담긴 낙서가 대거 발견됐다.

이 추모 현수막은 고현철 교수 투신 이후 교수회와 민주동문회, 총학생회, 과 학생회 등이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학내 곳곳에 설치한 것이다. 고 교수는 지난 8월 17일 총장직선제 폐지와 관련해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서 희생이 필요하다면 감당하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부산대 대학본부 4층에서 투신, 사망했다. [관련기사 : [현장] 고현철 부산대 교수, ‘대학 민주화’ 불씨 남기고 떠나다]

이후 학생회와 각계 단체들은 ‘민주주의 상징 총장직선제를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고현철 교수님의 뜻을 이어가겠습니다‘, ’돈으로 대학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옥죄지 말라‘ 등의 내용이 담긴 추모 현수막을 내걸고 고 교수의 뜻을 기려왔다.

붉은색 스프레이 등으로 쓰여진 낙서는 ‘외적독재 직선 노예제 반대’, ‘자살공격 악령사기극 OUT’ 등 원색적 비난으로 이루어졌다. 낙서의 글씨체가 대부분 동일해 한 사람이 쓴 것으로 추정된다.

교수회와 국문학과 등은 낙서가 쓰여진 현수막을 모두 제거하는 한편, 경찰에 정식으로 수사를 요청했다. 대학본부를 통해서는 CC(폐쇄회로)TV 영상 분석에 나섰다. 이 결과 이날 새벽 3시께 키 170cm로 보이는 한 남성이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쓰고 스프레이를 들고 교정을 돌아다니는 장면이 확인됐다.

이에 대해 교수회는 “절대 발생해서는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김재호 부산대 교수회 회장은 “돌아가신 분을 욕되게 하는 일이 발생해 우선 가슴이 아프다”며 “이런 식의 행동은 폭력과 다름없다.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관련 영상도 확보한 만큼 반드시 처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대 총학생회도 대응책을 논의 중이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과거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동일범으로 보인다”며 “대학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바친 교수님을 비하한 비상식적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고, 강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 지난 30일 부산대 학내 곳곳에 설치한 고 고현철 교수 추모 현수막이 고인을 비하하는 낙서로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정승민


출처  부산대 故고현철 교수 추모 현수막에 ‘패륜 낙서’, 경찰 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