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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비 독촉’ 충암고, 교장·행정실장 등 4억원 급식비 횡령 적발

‘급식비 독촉’ 충암고, 교장·행정실장 등 4억원 급식비 횡령 적발
서울시교육청 감사 결과 발표, 관련자 18명 검찰 고발
[민중의소리] 옥기원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5-10-04 15:39:01

▲ 충암고등학교 누리집 갈무리

급식비를 내지 못한 학생들에게 급식비 납부를 독촉해 논란이 됐던 서울 충암중·고등학교 주요 교직원들이 거액의 급식비를 횡령한 사실이 교육청 조사결과 드러났다. 전 충암고 교장(현 충암중 교장)과 행정실장 등이 납품받은 음식재료를 빼돌리고, 용역업체 직원을 추가 고용한 것처럼 속이는 방법으로 4억여 원을 빼돌린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4일 이같은 내용의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해당 책임을 물어 관련자 파면을 요구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조리원에게 배송까지 맡겨 인건비 횡령, 식재료 재탕 사용...
시 교육청, 전 이사장· 전 교장·행정실장 등 경찰 고발

감사결과, 충암중·고교는 조리실에서 각 교실로의 급식 배송을 용역업체에 위탁한다는 명목으로 K 업체와 4년간 5억1779만5520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학교에서 채용한 조리원이 급식 배송을 담당하게 하고, 근무하지 않은 K 업체 직원에 대한 배송료와 퇴직적립금, 4대 보험료를 낸 것처럼 속여 최소 2억5668만 원 상당의 배송용역비를 허위로 청구했다.

또 납품받은 음식재료를 빼돌리기 위해 종이컵, 수세미 등 소모품을 허위로 과다청구하고, 식용유는 반복해 재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최소 1억5400만 원에 달하는 식자재 비용도 횡령했다.

시 교육청은 충암중·고교 교직원들이 급식회계 비리로 빼돌린 액수가 4억1035만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시 교육청은 충암초·중·고교를 운영하는 충암학원의 전 이사장 L씨가 비리의 배후에 있다고 보고, 이번 급식 비리를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P 전 충암고 교장(현 충암중 교장)과 L 행정실장 등 18명을 경찰에 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또 충암학원 측은 비리 의혹을 알린 공익 제보자를 탄압하려 한 사실도 확인됐다. 교육청이 감사에 착수하자 학교 측은 급식비리 의혹을 교육청에 제보한 교사 C 씨를 내부 고발자로 지목, 파면 또는 해임의 중징계를 추진하려 했다. 교육청은 이에 징계절차 중지 요청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4월 충암고 교감 K 씨는 점심 급식을 기다리는 학생들에게 3월분 급식비 납부 현황을 확인하며 “급식비를 내지 않았으면 먹지 마라”는 급식비 독촉 발언을 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다만, K 씨는 이번 급식 비리에는 연루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돼 이번 수사 의뢰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2011년도 특별감사에서도 충암학원은 공사비 횡령, 학교회계 부정 등 비리가 적발돼 시 교육청으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명령을 이행하지 않자 시 교육청은 학급수 감축, 특별교부금 중단 등의 조치를 취했다.

시 교육청은 조만간 충암학원의 학교운영 전반에 관해 특별감사를 벌일 방침이다.


출처  ‘급식비 독촉’ 충암고, 교장·행정실장 등 4억원 급식비 횡령 적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