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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이 세월호에 보내는 눈물의 편지

전교생이 세월호에 보내는 눈물의 편지
[세월호 2주기] 덕계고 전교생이 함께한 ‘세월호 2주기 추모제’
[민중의소리] 옥기원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6-04-14 18:32:07


▲ 14일 세월호 2주기 추모 캠페인에서 덕계고등학교 학생들이 세월호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고 있다. ⓒ민중의소리


“노란리본을 다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정말 미안합니다” “2년이 지나도 항상 눈물이 납니다. 끝까지 함께할게요.” “포기하지 마세요. 진실은 꼭 밝혀집니다”

학생들이 꾹꾹 눌러쓴 노란편지가 ‘4.16 상자’에 하나둘 쌓였다. 동아리 학생들이 만든 노란 아크릴 종이배에 학생들이 직접 만든 노란리본도 가득 찼다. 정문에는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노란 현수막이 걸렸고, 교내 곳곳에는 학생들의 메시지가 적힌 노란리본이 바람에 휘날렸다.

▲ 14일 경기도 양주시 덕계고등학교에서 세월호 2주기 추모 캠페인이 열린 가운데 덕계고등학교 학생들이 직접 쓴 노란리본이 교정에 달려있다. ⓒ민중의소리


세월호 2주기를 이틀 앞둔 14일 경기도 양주시에 있는 덕계고등학교 교정이 노랗게 물들었다.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해 학생들이 직접 기획한 ‘세월호 2주기 추모 캠페인’이 교내 곳곳에서 열리고 있었다. 이날 캠페인에는 기획단 35명을 중심으로 전교생 1000여명이 참여했다.

홍운령 학생부장 선생님은 “희생자들과 비슷한 또래의 학생들이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해 직접 만든 행사라 더욱 의미가 있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학생들이 아픔을 함께 기억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행동하는 교육을 체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란엽서·노란리본·노란종이배··· 노랗게 물든 덕계고등학교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식당 앞 로비에 학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세월호 피해 가족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기 위해서다. 학생들은 친구의 등과 벽을 받침대 삼아 노란엽서에 글을 적었다.

▲ 14일 세월호 2주기 추모 캠페인에서 덕계고등학교 학생들이 친구의 등을 받침대 삼아 세월호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고 있다. ⓒ민중의소리


“노란리본을 다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정말 미안합니다. 항상 기억하고 있습니다. 힘드시겠지만 힘을 내셨으면 좋겠어요. 끝까지 함께 할게요.”

로비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편지를 쓰는 학생들로 북적거렸고, 기획단이 직접 만든 세월호 영상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학생도 있었다. 신수빈(17) 학생은 “세월호만 생각하면 항상 마음이 불편했는데 이렇게라도 세월호를 기억하고 행동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면서 “편지를 보고 유가족들이 더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로비 한쪽에서는 학생들이 노란리본 만들기에 집중했다. “길게 자른 노란 천을 구부리고, 가운데 체인을 낀 후, 접착제를 발라 붙여주면 ‘끝’” 준비단 학생의 설명에 따라 학생 수십명의 손이 부지런히 움직였다.

▲ 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기억과 약속 행동 박람회’에 덕계고등학생들이 참여해 노란리본을 만들고 있다. ⓒ정희망 제공


앞서 준비단 학생들은 지난 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노란리본 10만개 만들기’ 행사에 참여해 노란리본 만드는 법을 배웠다. 기획단 학생들은 배운 비법(?)을 전교생에게 전수했고, 덕계고 로비는 학생들이 만든 리본으로 노랗게 물들었다. (▶관련기사:고등학생이 만드는 10만개 노란리본)

전교생이 직접 만든 두 개의 노란리본 중 한 개는 노란 아크릴 종이배에 담겨 학교에 전시되고, 남은 한 개는 만든 학생이 세월호를 기억하려는 사람에게 전달하는 캠페인 등에 활용된다. 전교생이 직접 쓴 ‘세월호 편지’는 세월호 2주기 추모제가 열리는 16일 세월호 가족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기획단에 참여한 박찬샘(18) 군은 “세월호는 잊어야 하는 사건이 아니라 끝까지 기억할 문제라고 생각해서 기획단 모두가 열심히 행사를 준비했다”면서 “학생들이 이렇게 기억하고 행동하고 있으니 많은 사람들도 세월호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출처  전교생이 세월호에 보내는 눈물의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