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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독립투사도 수장·학살당했던 창원 괭이바다

항일독립투사도 수장·학살당했던 창원 괭이바다
창원유족회, “법치국가인 대한민국의 총칼든 권력자가 자국의 국민을 멋대로 죽였다”
[민중의소리] 구자환 기자 | 발행 2016-07-10 14:31:24 | 수정 2016-07-10 14:35:15


▲ 괭이바다에서 학살당한 오빠를 생각하며 임화심(85) 할머니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 ⓒ구자환 기자

매년 7월을 기점으로 전국 각 시도 곳곳에는 한국전쟁 전후 이승만 정권에 의해 학살당한 민간인들의 해원을 기원하는 위령제가 열리고 있다.

위령제는 최대 규모의 피학살자가 발생한 한국전쟁초기 국민보도연맹원 학살 사건과 좌익혐의와 부역혐의, 그리고 미군의 폭격에 의한 피학살자들로 분류된다. 이 중에는 수백명의 피학살자의 유해가 발굴되었지만 유족이 없어 지역의 시민단체가 위령제를 치르는 곳도 있다.

이들 피학살자는 대부분 형무소에 수감되어 있다가 산골짜기 계곡이나 폐광과 그 인근에서 학살되었지만, 바다를 접하고 있는 전남지역이나 경남, 부산의 경우는 인근 바다로 끌려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수장 학살되었다.

그 중의 한 곳이 창원지역으로 2,300여명으로 추정되는 피해자들은 대부분 한국전쟁 초기 마산형무소에 수감된 국민보도연맹원과 일제강점기 독립투사와 이승만 정권의 남한단독 정부 수립을 반대했던 사람들이다.

이들 중 한국전쟁 직후 마산형무소에 갇혀 있던 국민보도연맹원 등 1681명의 민간인은 대부분 1950년 7~8월 사이 몇 차례에 걸쳐 괭이바다에 끌려와 수장 학살당했다.

▲ 노치수 창원 유족회장이 제례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구자환 기자


"대한민국 총칼든 권력자가 자국의 국민을 아무런 법적 절차없이 멋대로 죽였다"

9일 이들의 해원과 명예회복을 위한 9차 합동위령제와 추모식이 올해에도 어김없이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 창원유족회’ 주최로 마산 괭이바다 해상과 진해구 진해루에서 진행됐다.

노치수 유족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전쟁터에서 서로 총을 겨누며 싸우던 적군의 포로도 함부로 죽이지 못하는데 하물며 법치국가인 대한민국의 총칼든 권력자가 전쟁이 일어나자 자국의 국민을 아무런 법적 절차없이 멋대로 죽였다”고 개탄했다.

그는 “억울하게 학살당한 많은 민간인들 중 일제치하에서 독립만세를 부르며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활동했던 사람들이 있었다”며, “이런 일들이 귀중한 생명을 빼앗기는 죄인이 되는 일이냐”고 되물었다.

허진수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회장은 “아직도 원통한 죽음들이 밝혀지지 못했고, 학살자들을 단죄하지도 못했기 때문에 편히 쉬시라 말씀드리지 못한다”며, “특별법이 제정되고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루어져 대한민국 정통성을 계승한 정부가 사죄하고 가해자를 역사적으로 단죄한 후 그때 다시 찾아 ‘편히 잠드시라’ 라고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유족 여러분한테도 위로의 말씀을 드리지 못한다. 대신 분노하고, 증오해야 한다”며, “학살원흉 이승만과 은폐원흉 박정희 그리고 추종자들을 용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임화심(85) 할머니는 “당시 철도에서 일하던 오빠가 23살에 보도연맹으로 끌려가서 괭이바다에서 학살당했다”며, “당시 교도소에서 살아나온 이웃 사람이 오빠는 팬티만 입고 굴비처럼 엮여서 어느 날 새벽에 끌려 나갔다는 소리를 전해 들었다”며 눈물을 훔쳤다.

효전스님은 “밀양출신인 할아버지 감영생은 만석군으로 재산을 털어 약산 김원봉 장군과 항일단체에다 독립자금을 대는 등 비밀독립의열단이었다”며, “1948. 2.7항쟁에 동참했다가 밀양경찰서로 체포되어 미군정 포고령 위반죄로 마산형무소에 수감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승만의 정치보복으로 빨갱이로 몰려 1950년 7월 24일 육군헌병대로 넘겨지는 것과 동시에 행방불명되었다”며, “그 날 정치범 1,681명과 함께 마산 구산 괭이바다에서 10명씩 굴비처럼 엮이어 줄줄이 바다에 산채로 수장 당했다”고 말했다.

이날 위령제는 마산 돝섬유람선 선착장에서 출발할 예정이었으나 선박의 운행중단으로 인해 진해 속천항의 유람선을 이용해 해상에서 추도식을 진행하고 진해구 진해루에서 위령제를 지냈다.

이날 추모식에는 신기훈 시인과 이정현 시인, 효전 스님이 ‘추모시’를 낭송하고 전술손씨가 아버지께 띄우는 편지를 읽었다. 홍준표 경남지사와 안상수 창원시장, 김하용 창원시의회 의장이 추모사와 조화를 보냈지만 참석하지는 않았다.

▲ 창원시 구산면 괭이바다 해상에서 유족들이 소망글을 새긴 풍선을 날리고 있다. ⓒ구자환 기자

▲ 전국 각지에서 모인 유족들이 풍선에 소망글을 새기고 있다. ⓒ구자환 기자

▲ 진해루에서 위령제를 마친 유족들이 헌화하고 있다. ⓒ구자환 기자


출처  항일독립운동가도 수장·학살당했던 창원 괭이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