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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규제완화·맞춤형 지원’ 삼성 사업장” 노동자 질식사고

“박근혜 정부, ‘규제완화·맞춤형 지원’ 삼성 사업장” 노동자 질식사고
무리한 공기단축으로 안전사고 자초... “공기단축한 사실 없다”
[민중의소리] 지형원 기자 | 발행 : 2016-12-06 15:48:59 | 수정 : 2016-12-06 15:48:59


▲ 지난해 5월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고덕 국제화계획지구 산업단지에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박근혜. ⓒ삼성그룹 공식블로그

지난달 29일 삼성반도체 평택 공장에서 플랜트건설노동자가 파이프 용접작업 도중 가스에 질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노동자는 사고 직후 평택성모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현재 식물인간 위기에 놓인 코마(의식불명) 상태로 경기 수원 아주대학교 병원에 입원중이다. 생산라인 조기 가동을 위한 무리한 공기단축으로 현장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6일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 하청회사인 한양ENG 소속 조모(46)씨는 지난달 29일 삼성 반도체 공장 파이프 용접 중 아르곤 가스에 질식돼 의식불명에 빠졌다. 당시 현장에는 안전을 책임져야 할 삼성안전관리자가 없었으며 현장에 있던 자동제세동기(전기충격)도 불량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 가족들은 삼성을 상대로 당시 사고 경위와 현장 방문을 요청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박근혜 방문 등 규제완화 혜택받아 온 평택 공장
더 큰 이익 위해 노동자 안전사고 자초

노조에 따르면 삼성은 “내년 상반기 반도체 산업이 호황이라는 이유 등으로 무리하게 공기를 단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기공식 참여와 정부 규제완화 등으로 이미 자금투입 시기가 1년 이상 앞당겨진 상태에서 더 큰 이익을 위해 노동자 안전사고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가 발주한 평택 반도체 라인은 컴퓨터·스마트폰에 사용하는 부품 제조 공장이다. 289만㎡ 부지에 15.6조원을 투자하는 대형 사업이기도 하다. 노조에 따르면 본래는 지난해 5월 공사를 착수해 2017년 상반기에 완공할 계획이었으나, 반도체 산업 호황 등 이유로 이익을 극대화를 위해 공기를 3개월 앞당기기로 결정했다.

호황 등을 이유로 무리하게 공기를 단축한 것도 문제지만 삼성은 이미 정부 협조로 1년 이상 사업 자금을 빨리 투입한 상태였다. 정부가 이익을 위한 편의를 봐준 상태에서 또다시 3개월이라는 공기를 단축해 노동자가 질식하는 사고를 자초했다는 비판이다.

삼성전자 공식 블로그에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단지’를 두고 “정부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일환으로 추진 중인 규제완화 등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에 따라 애초 계획보다 1년 이상 앞당겨 투자가 결정됐다”며 “특히 정부는 반도체 단지의 핵심 인프라인 전력을 2016년 말까지 조기공급 하는 방안을 마련했으며, 안정적으로 ‘산업용수를 공급’하고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평택 반도체단지가 조기에 가동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오고 있다”고 돼 있다.

본 사업에는 박근혜까지 직접 기공식에 참여해 사업을 독려하기도 했다. 이미 삼성 사업을 위해 정부의 전폭적 지지가 있었지만, 더 큰 이익을 위해 노동자 안전사고를 감수했다는 지적이다.

▲ 땅바닥에서 휴식하는 삼성 반도체 하청노동자들.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 땅바닥에서 휴식하는 삼성 반도체 하청노동자들.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 6일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 하청회사인 한양ENG 소속 조모(46)씨는 지난달 29일 삼성 반도체 공장 파이프 용접 작업중 아르곤 가스에 질식돼 의식불명에 빠졌다.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더 큰 이익을 위해 강행한 공기 단축...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더 큰 이익을 위해 강행한 공기 단축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들에게 나타났다. 노조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새벽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작업하는 등 17시간에 가까운 노동강도를 견뎌야 했다. 원·하청 구조와 갑·을 관계가 확실한 건설사업 환경에서 하청 노동자들은 선택권 없이 일해야 했다.

재해를 입은 조씨는 사고 이틀 전 자신의 SNS에 “토·일도 변함없이 야근 한단다. Dday(완공시점)가 얼마 남지 않아 계속 야근이다. 너무 피곤해 토요일은 주간만 하고 퇴근, 일요일은 쉰다고 했다. 우리 현장은 UT동 맨 꼭대기. 220개 계단을 올라야 한다. 하루에 8번 왕복

5시반 현장 앞 식당 도착. 조식 먹고 밤 10시에 퇴근하면 잠자는 시간은 5시간 정도. 입술은 부르트고 건조한 바람에 튼다”며 노동 강도를 호소한 것이 그대로 드러났다.

삼성은 ‘평택 반도체’ 사업 과정에서 전폭적 정부 지원을 받았지만 노동자 휴게공간 확보나 휴식시간 보장에는 인색했다.

노조로부터 제출받은 사진을 보면 삼성 반도체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휴게실이 없어 땅바닥 아무 곳이나 누워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노동자는 “박스라도 한 장 구하면 금상첨화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환경에서 안전사고는 계속 일어나고 있다.

올해 8월 10일에는 평택 고덕지구 삼성반도체 건설 현장에서 하청 노동자가 사망했으며 11월 초 삼성물산 하청노동자는 감전사고를 당했다.

이밖에도 손가락 절단 사고 등이 끊이질 않고 있다.

현재 ‘평택 반도체’ 현장에서 가스로 질식한 조모씨의 가족들은 삼성을 상대로 ‘6일 중으로 사고경위서를 가족이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과 ‘가족들이 사고 현장을 들어가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요구 중이다.

한편 삼성 측 관계자는 유가족 요구에 대해 “이미 보드판을 통해 두 차례 설명을 드렸다”며 “내부적 서류를 가족들이 보길 원한다면 검토를 통해 보여줄 수 있다”고 전했다. 현장 확인과 관련해서는 “당시 제3자인 노조가 현장을 보여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에 보여주지 못했지만, 가족이 보고 싶다면 그런 부분을 검토해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3개월 공기 단축과 관련해서는 “공기는 단축된 적이 없고 하청들에게 나눠준 공정표와 일정대로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출처  “박근혜 정부, ‘규제완화·맞춤형 지원’ 삼성 사업장” 노동자 질식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