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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인 매입 ‘EBS 사옥 후보지’ 방통위 연루 의혹

김학인 매입 ‘EBS 사옥 후보지’ 방통위 연루 의혹
김, 최시중 측에 로비 정황
최, EBS 사옥 변경 입김

[경향신문] 정제혁 기자 | 입력 2012.01.04 03:07 | 수정 2012.01.04 06:59


김학인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48) 비리 의혹 사건의 불똥이 방송통신위원회로 옮아붙고 있다.

교육방송(EBS) 이사직을 맡고 있는 김 이사장은 EBS 신사옥 건립 후보지였던 서울 서초구 우면동 한국교육개발원 부지와 건물을 700억원대에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EBS는 우면동에 신사옥을 짓기로 했다가 경기 고양시 일산으로 변경했다.

이 같은 의사결정 과정에 최시중 방통위원장(72)이 관여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김 이사장은 최 위원장의 최측근에게 수억원대 금품 로비를 벌인 의혹도 받고 있다.

3일 EBS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EBS는 올해 말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되는 것에 대비해 2007년부터 디지털 통합사옥 건립을 준비해왔다. EBS는 당시 일산에 통합사옥을 짓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직원들의 반발로 무산된 뒤 우면동에 있는 한국교육개발원의 부지와 건물을 매입해 통합사옥을 짓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 정책에 따라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방으로 이전하게 되면서 방송 장비와 시설이 있는 이 부지와 건물을 사들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0년 다시 일산으로 사옥 부지가 변경됐다. EBS 관계자는 "당초 EBS 이사회에서도 한국교육개발원의 부지와 건물을 매입해 통합사옥을 짓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지만 다음 이사회 때 일산에 통합사옥을 짓는 쪽으로 다시 방향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2010년 초 최시중 위원장이 '일산에 통합사옥을 짓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EBS 이사회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최 위원장이 경기 고양시 한류우드에 건립 중인 디지털방송콘텐츠지원센터와의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할 때 EBS 통합사옥을 일산에 짓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EBS는 지난해 6월30일 경기도로부터 일산 부지를 조성원가인 185억원에 사들여 통합사옥을 짓고 있다. 2015년 6월15일 완공 예정인 통합사옥 건립에는 부지 매입가를 포함해 총 2044억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다.

EBS가 매입을 검토했던 한국교육개발원 부지 6만1400㎡와 건물 3개동은 김 이사장 측이 지난해 8월 740억원에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부지는 2010년 12월 매각을 위한 1차 입찰공고가 났으나 응찰자가 없어 유찰된 뒤 지난해 7월 김 이사장 측이 단독 응찰해 매입했다. 당시 감정평가업체 두 곳이 산정한 부지·건물의 평가액은 731억원 선이었다.

김 이사장은 2009년 9월 방통위에 의해 EBS 이사로 선임됐다. EBS 이사회가 사옥을 일산에 건립하기로 결정할 때 김 이사장도 참여했을 가능성이 높다.

김 이사장은 최 위원장의 정책보좌역을 지낸 정모씨에게 청탁과 함께 수억원대 금품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정씨는 최 위원장의 '양아들'로 불릴 만큼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해 방통위를 그만두고 출국했다. 검찰은 정씨에 대해 입국 시 통보조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방통위는 이날 자료를 내고 "퇴직한 정씨의 금품수수 여부는 검찰 수사에서 시비가 가려질 것"이라며 최 위원장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밝혔다. 김 이사장의 EBS 이사 선임에 관해서도 "김씨는 공모절차를 통해 교육계 추천으로 위원회 전체회의 의결을 거쳐 9명의 이사 중 1명으로 선임됐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윤희식 부장검사)는 교비 240억원을 횡령하고 세금 50억여원을 포탈한 혐의로 김 이사장을 구속했다. 검찰은 김 이사장이 수십억원을 외국으로 빼돌린 혐의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 김학인 매입 ‘EBS 사옥 후보지’ 방통위 연루 의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