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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조 5천억 들어간 다큐”, “많이 봐야 악행 다 밝혀질 것”

“22조 5천억 들어간 다큐”, “많이 봐야 악행 다 밝혀질 것”
[현장] 언론-시민사회-정치권 인사들로 북적인 영화 ‘삽질’ VIP 시사회
[오마이뉴스] 글 : 성하훈, 사진 : 권우성 | 19.11.03 14:33 | 최종 업데이트 : 19.11.03 14:34


▲ 1일 오후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 사업’의 진실을 다룬 영화 < 삽질 >(감독 김병기) 시사회가 열렸다. 시사회에 앞서 참석자들이 ‘삽질’ 포토월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권우성

“‘4대강 사업’에 관한 종합선물세트 같은 다큐멘터리다.”

영화 <삽질> 시사회에 참석한 <다방의 푸른 꿈> 김대현 감독은 영화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오랜 시간 다큐멘터리를 만들었고 금강역사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 감독은 “10년이 넘는 세월을 바쳐 책임을 추궁해온 집념의 결실을 함께 나누었다”라며 “다큐 시사회에 이렇게 많은 관객이 온 적이 있었나 싶다”라고 근래 보기 드문 대규모 시사회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이어 “세월이 꽤 흘렀고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잊고 있었던 인물들과 사건들을 다시 보면 박근혜 ‘덕분에’ 가려진 ‘이명박’을 다시 한 번 마주 보게 된다”라며 “긴 시간 촬영한 영상들이 잘 정리됐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1일 오후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열린 <삽질> VIP 시사회에는 영화인들과 정치권, 언론계,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정연주 전 KBS사장을 비롯해 액션 저널리즘의 출발점인 <자백>, <공범자들>을 연출한 최승호 MBC 사장, 박건식 MBC <PD수첩> 피디, 김중배 전 MBC 사장, 손혜원 의원, 정운현 국무총리 비서실장,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 명진스님, 송경동 시인, 소설가 이외수, 권칠인 감독, 최용배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부회장, 최열 전 환경재단 이사장 등이 이날 시사회를 찾아 12년 동안 집념 어린 취재로 완성된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을 관람했다.

특히 오는 14일 <삽질>과 같은 날 개봉하는 <블랙머니> 제작자인 아우라픽쳐스 정상민 대표와 질라라비 영화사 양기환 대표 등도 참석해 <삽질>을 응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미처 찾지 못한 아쉬움을 전하며 ‘강물은 흘러야 합니다’라고 쓴 친필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다.

▲ 1일 오후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 사업’의 진실을 다룬 영화 <삽질>(감독 김병기) 시사회가 열렸다. 영화 < 삽질 >은 오는 14일 개봉예정이다. ⓒ 권우성

▲ 1일 오후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 사업’의 진실을 다룬 영화 < 삽질 >(감독 김병기) 시사회가 열렸다. 영화 < 삽질 >은 오는 14일 개봉예정이다. ⓒ 권우성

▲ 시사회에 앞서 김병기 감독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권우성


‘22조 5천억 원’ 들어간 영화

영화를 본 이들은 높은 완성도와 집요한 취재가 남긴 기록에 찬사를 보냈다. 정연주 전 KBS 사장은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그 시대를 기억하고 남아 있는 과제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보자”고 제안했다. 손혜원 의원은 “22조 5천억 원이 들어간 영화”라는 촌평으로 4대강의 투입된 천문학적 예산을 강조했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진모영 감독은 “의성어인지 감탄사인지 모를 소리를 내면서 봤다”며 “영화는 묵직하게 직진한다”고 평했다. 또한 “도적놈들의 4대강 파괴 돈잔치를 파헤치는 이 영화 <삽질> 저널리스트 감독들의 기백이 정말 마음에 든다”며 “그때 기자들과 전문가들이 공범이 되지 않았으면’이라고 탄식하던 오마이뉴스 기자의 모습이 마음에 오래 남을 것 같다”고 영화의 여운을 전했다.

노혜경 시인은 “<삽질>은 이명박이 기어이 4대강(사업)을 강행해서 강을 얼마나 망쳐버렸는가를 보여주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며 “이명박은 왜 죽어도 4대강을 했어야 했고 어떤 거짓말을 했으며 거짓말의 방법과 누가 부역을 했는가 등 그 밖의 다른 것들도 촘촘히 보인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노 시인은 “오마이뉴스 기자들은 12년간 범인들과 부역자들을 찾아다니고 자료를 입수하고 분석을 하고 실제로 강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준다”며 기자로서의 역할을 높게 평가한 후 “영화는 94분 동안 아주 집약적이고 요령 있게 4대강에 대한 여러 의문들을 저절로 알고 기억하게 해준다”라고 평가했다.

뉴스통신진흥회 강기석 이사장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4대강을 죽음의 강으로 만든 사기극의 실태를 이미 꽤 많이 알고 있지만, 영화를 보며 새삼 화가 난 것은 그 사기극에 동원된 장관 고위공직자 학자 언론인들이 이제 와서 ‘나는 모르오’, ‘인터뷰 하지 않겠소’, ‘(기자가) 사무실에 들어오면 고발하겠소’ 등 한사코 책임을 회피하거나 아예 인정하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미 얼굴이 알려질 만큼 알려진 이들이 새삼 카메라 앞에서 얼굴을 공책으로 가리려고 안간힘을 쓰거나 기자를 피해 달음박질로 도망하는 모습은 가관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불굴의 명작 다큐멘터리

영화를 관람한 인사들은 관람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노혜경 시인은 “개봉관이 많지 않을 것이기에 대대적으로 영화보기 운동을 해달라”고 지인들에게 요청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보면 볼수록 모든 악행들이 밝혀지는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며 부역자들이 설 땅도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모영 감독도 <삽질>을 “불굴의 명작 다큐멘터리 영화”라 지칭하며 “함께 보러 갈 시간을 만들어 보겠다”라고 밝혔다.

김병기 감독은 상영 전 인사말을 통해 “책임을 묻지 않으면 제2, 제3의 삽질이 이어진다”며 “많은 분들이 봐야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종술 기자도 “어렵게 어렵게 여기까지 왔다”면서 “4대강 문제는 여러분들에게 달려있고, 보신대로 입소문을 내달라”라고 부탁했다.


출처  “22조 5천억 들어간 다큐” “많이 봐야 악행 다 밝혀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