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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메르스때 지켜봤던 30년 美역학자 “한국 대응 놀랍다”

메르스때 지켜봤던 30년 美역학자 “한국 대응 놀랍다”
진단장비 유럽 등 러브콜 쇄도…냉철하되 잘한 것은 전폭 격려하자
[고발뉴스닷컴] 하성태 기자 | 승인 : 2020.03.11 11:08:03 | 수정 : 2020.03.11 11:21:58


“한국과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코로나19 확산은 매우 다이내믹하며 정부와 민간 부문의 적극적이고 민첩한 대응이 요구된다. 한국에서 이러한 위협에 대응해 임상, 공중보건, 진단 자원을 동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특히 한국 보건 당국이 진단에 필요한 요소들을 보강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놀랍다.

이렇게 적기에 투명하게 전파 경로를 특정함으로써 이 질병의 여러 가지 양상과 관련해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또 무엇보다도, 당국이 국민에게 위험과 관련한 소통을 적기에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전 미국 공중보건국 내 질병통제예방센터(CDC) 한국 담당관 제임스 헤이슬릿 박사의 평가다. 최근 <시사IN>과 인터뷰한 제임스 박사는 2015년 한국의 메르스 사태를 현장에서 지켜 본 인물.

▲ <이미지 출처=시사IN 홈페이지 캡처>

<시사IN>은 제임스 박사를 “30여 년간 미국과 국제사회에서 공중보건과 감염병 재난 대응·복구 분야에서 활동해온 임상 역학자”라며 “미국 공중보건국 내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국토안보부 내 국가생물감시통합센터 등을 거쳤다. 2007년 워싱턴 탄저균 대응팀,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H1N1) 비상대응팀에서 일했고 2014~2016년에는 미국 CDC의 연락관 신분으로 한국에 파견돼 근무했다”고 소개했다.

이렇듯 메르스 사태를 한국에서 지켜봤던 임상 역학 전문가는 한국 방역당국의 ‘놀라운 능력’은 비단 우리에게만 ‘효용’을 갖는 것은 아니라고 설파했다. 일단 전 세계가 놀란 우리의 진단 검사 체계와 한국의 확진자 수가 많은 이유에 대해 제임스 박사는 이렇게 평했다. 한때 빠르게 늘어나는 확진자 수를 놓고 불안과 공포를 자극했던 일부 언론들이 앞 다퉈 보도해도 모자를 멘트가 아닐 수 없었다.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번져나가도 다른 나라들은 그것을 아직 발견하지 못하는 반면 한국은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감염자까지 발견해내고 있다. 한국의 이런 광범위한 진단은 국제무대에서 코로나19의 전파력과 사망률을 좀 더 분명히 밝히는 데 굉장한 도움을 줄 잠재력이 있다.”


현실로 나타나는 우리의 잠재력

“이번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서 진단기술에 있어서는 대한민국 기술이 세계 최고다, 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라고 생각합니다.” (9일 KBS <코로나19 진단키트 긴급 사용 승인…수출 ‘물꼬’> 중에서)

9일 한 분자진단키트 제조업체와 한국바이오협회 등을 격려한 박영선 벤처기업부장관의 말이다. 이렇게 우리 진단 기술에 대한 제임스 박사의 평가를 입증하듯, 최근 국내 벤처기업들의 바이러스 진단기기 개발이 급속도를 내는 한편 이에 해외의 러브콜도 잇따르고 있다. KBS 보도를 더 보자.

“신속한 확진자 확인과 접촉자 조기 발견 등에 도움이 예상돼 지난 달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솔젠트에서) 새로 개발된 진단키트를 50여 개의 민간 의료기관에서도 사용될 수 있도록 긴급 승인했습니다.

최근에는 유럽 인증도 획득하면서 수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중국과 베트남을 중심으로 4만 명 분량의 기기가 수출됐고 일본과 유럽, 중동 등 세계 20여개 국가와 계약을 체결한 상태입니다.”


▲ <이미지 출처=KBS 화면 캡처>

아울러 여타 진단기 제조업체의 진단 키트 역시 유럽 인증을 받거나 받을 예정으로, 유럽 등지에서 러브콜이 쇄도한다는 소식이다. 이에 대해 1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진행자 김어준은 이런 평을 내놨다.

“어느 정도 사태가 진정되면, 우리 질본이, 방역당국이 전원 표창장을 받고 국제상이라도 받아야 한다고 본다. 진단키트를 개발하고 이들 나라에 공급해서, 그들 나라의 생명안전에 기여할 것 아닌가. 지난 12월에 우리 질본이 가상의 코로나 바이러스를 상정하고 모의 훈련을 하고 진단키트 로직을 이미 개발해뒀다는 거다. 어떻게 알고 그랬는지, 미리 준비한 거다. 그리고 사태가 터지자마자 민관이 협력해서 세계최초로 개발한 거 아닌가.

수출해서 경제적 이득도 있겠지만, 이를 통해서 한국의 역량이 (입증된 거다). 단순히 약을 개발한다는 문제가 아니라 총제적인 국가적 역량이 달려 있는 거다. 어떻게 공적 시스템이 돌아가는지, 어떻게 (정부가) 백업을 할 것인지, 국민들 역량은 어떤지, 또 의료체계는 어떤지, 모든 게 다 맞아 떨어지지 않으면 (안 되는 거다). 또 스스로 개발 역량도 있어야하고, 생산능력도 있어야 된다. 그런 게 다 종합적으로 갖춰져야 가능한 거다.”



“다른 나라 본보기되는 한국, 칭찬할 만하다”

개별 사안에 대한 사실 여부는 조금 부정확할 순 있지만, 대체로 공감이 가는 평이다. 특히나 질본과 방역 당국의 선제적인 대응, 민관협력을 포함한 정부의 대처 등은 메르스 사태와는 확연히 달라진 풍경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 10일 <서울경제>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맵을 개발한 이동훈 모닥 대표도 이날 ‘코로나19 마스크 지도 개발 촉진을 위한 스타트업 간담회’에 자리에서 “지금은 정부가 먼저 (맵을 만들자고) 연락이 와서 놀랍다”고 말했다. 메르스 사태 당시 박근혜 정부가 ‘메르스 맵’을 만든 회사들에 ‘사이트 폐쇄’와 같은 압박 공문을 보낸 것과 달라진 풍경을 설명한 것이었다.

섣부른 자화자찬은 금물일 수 있다. 정부나 방역당국의 실책이 있다면 질책이나 비판이 모두 달게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온 국민이 불안과 공포, 우울감에 시달리는 지금일수록, 냉철하고 정직한 판단이 요구된다.

칭찬할 것은 칭찬하고 또 격려가 필요한 사안은 전폭으로 격려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김어준의 ‘국제상’ 언급에 <뉴스공장> 시청자들이 ‘노벨상’을 운운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고. 앞서 소개한 제임스 박사는 메르스 사태 당시와 지금의 정부 대처를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역시나 정부 탓만 하는 한국 언론이, 일부 전문가들이 인용해도 좋을 평이었다.

“코로나19에 대한 한국 대응의 효율성과 투명성은 감탄할 만하다. 다른 나라들에 본보기가 된다고 생각한다. 한국 질병관리본부, 보건복지부, 국립보건연구원의 전문가들은 메르스 사태 이후 많은 진전을 이룬 것에 대해 칭찬받을 만하다.”


출처  메르스때 지켜봤던 30년 美역학자 “한국 대응 놀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