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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노조 "전기료 누진제, 서민에겐 요금아닌 징벌"

전력노조 "전기료 누진제, 서민에겐 요금아닌 징벌"
산업용 누진율은 0%, 서민엔 최대 11배 요금폭탄
[노컷뉴스] CBS<김현정의 뉴스쇼> | 2012-09-06 10:01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시민 구승태씨 & 전국전력노조 김주영 위원장

여름에 사용한 전기에 대한 고지서 혹시 받으셨습니까? 깜짝 놀라진 않으셨나요? 올 여름 폭염 때문에 에어컨이나 선풍기 사용이 급증하면서 9월 들어 뒤늦게 전기요금 폭탄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많게는 전달 대비 5배까지 나오면서 이게 요금이 아니라 벌금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이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문제인지 혹시 구조적인 불합리함은 없는지 한번 짚어보시죠. 우선 요금폭탄을 맞았다면서 불만을 제기한 시민 한 분 연결해 보죠. 구승태 씨입니다.


◇ 김현정> 대전에 사시네요?

◆ 구승태> 네.

◇ 김현정> 어떤 일하십니까?

◆ 구승태> 조그마한 자영업을 하고 있어요.

◇ 김현정> 가족은 몇 분이세요?

◆ 구승태> 자녀들 3명이고요. 5인 가족이에요.

◇ 김현정> 8월에 전기요금 고지서를 언제 받으신 거죠?

◆ 구승태> 한전 직원이 와서 8월 1일부터 마지막까지 사용한 후에 이제 9월 달에 청구가 되잖아요. 그때 8월 요금이 보통 9월 20며칠날 이렇게 나가는데 그때 34만원 정도가 나올 것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워낙 많이 나오니깐 놀라지 말라고 한전직원이 미리 알려주러 온 거군요. 그 전에는 대략 얼마 정도 나왔어요?

◆ 구승태> 그 전달이 7월까지 12만 4000원 정도 나왔었고 그 전에는 7만원, 6만원, 8만원 이런 식으로 최근 6개월간의 전기요금을 평균을 해 봐도 7만 7000원 정도가 나왔어요.

◇ 김현정> 7만 7000원 나오던 것이 7월에는 10만원 대로 올라서고, 8월에는 34만원까지.

◆ 구승태> 그렇죠. 또 다음 달에는 기대가 돼요. 얼마나 나올지.

◇ 김현정> 그거 기대하시면 안 돼요.(웃음) 그러면 전기요금 얘기를 딱 듣는 순간, 34만원, 3배 올랐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어떤 생각이 드시던가요?

◆ 구승태> 일단은 내가 얼마만큼 많이 소비를 했나 이런 걸 되짚어보게 됐죠. 생각을 해 보니까 올림픽도 있었고 폭염도 있었고 그래도 나름대로 아낀다고 아끼면서 조금 많이 나오겠다고는 생각을 했는데 34만원이라는 금액이 나올 줄은 상상을 못 했어요.

◇ 김현정> 혹시 덥다고 에이컨을 너무 지나치게 많이 켜두신 건 아니에요?

◆ 구승태> 그렇지도 않죠. 밤 되면 창문 열고 선풍기만 틀고 에어컨은 냉방을 끄고 송풍이나 제습기능으로 이렇게 해 놓으면 에어컨도 그렇게 많은 전기를 소모하지 않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전년에도 그렇게 사용을 했었고 전년에는 13만원밖에 안 나왔어요. 같은 8월 달에.

◇ 김현정> 하도 이상해서 한국전력에 문의까지 해 보셨다고요?

◆ 구승태> 네, 엄청 불만을 토로했죠. 갑자기 왜 이렇게 많이 나왔느냐? 하는 말이 선생님 가정은 적게 나온 거래요. 주위에 많이 나온 집은 72만원도 나왔대요.

◇ 김현정> 그 주변에 이웃 중에는?

◆ 구승태> 네.

◇ 김현정> 실례지만, 지금 살고 있는 집의 평수가 어떻게 되나요?

◆ 구승태> 저는 30평에 살고 있어요.

◇ 김현정> 그래서 한전에서는 '72만원 나온 집도 있으니까 34만원은 조용히 계십시오.' 이러던가요?

◆ 구승태> 네. 그러니까 전기요금이 그렇게 올랐다. 누진제가 적용이 돼서 그렇게 나왔다 하고 하는데 누진제라는 게 참 너무 억울하고 이게 어이없는 제도인 것 같아요.

◇ 김현정> 누진제가 있다는 걸 알기는 아셨죠? 어느 정도 사용량을 넘어서면 요금 적용률이 상당히 뛴다걸 알고는 있었죠?

◆ 구승태> 네, 알고는 있었죠.

◇ 김현정> 이 정도인 줄은 몰랐고?

◆ 구승태> 이 정도인 줄은 몰랐죠.

◇ 김현정> 지금 자영업 하신다고 그러셨어요. 개인 가정에서는 그렇게 사용을 했고 사무실에서는 어떻게 사용했나요?

◆ 구승태> 사무실은 아무래도 손님을 상대를 하고 해야 되니까 에어컨 2대, 큰 30평짜리 2개를 아침 출근하자마자 켜고 밤 9시, 10시 퇴근할 때까지 끄지를 않아요. 온도는 최하로 낮춰놓고 그리고 조명등, 형광등, 간판 등 모든 걸 다 켜놓고 선풍기 2대 돌리고 TV 켜놓고 하루 종일 풀로 그렇게 써요.

◇ 김현정> 그런데 얼마나 나오나요?

◆ 구승태> 15만원 나왔더라고요.

◇ 김현정> 일반용으로 적용이 되는 건가요?

◆ 구승태> 그렇죠.

◇ 김현정> 가정에서는 지금 시간을 정해 놓고 틀지는 않으셨겠지만, 에어컨을 대충 얼마나 틀어놓으셨을 것 같아요?

◆ 구승태> 점심시간 때부터 해서 3, 4시까지.

◇ 김현정> 하루에 넉넉잡아 4시간 정도 틀었다. 이렇게 생각하면 되는군요. 그렇게 했더니 34만원 나오고 같은 평형대의 사무실에서는 이것저것 풀가동, 에어컨 2대 최강으로 돌려도 15만원 나오더라?

◆ 구승태> 집보다는 아마 대략 전기사용이 다섯 배는 많을 거예요.

◇ 김현정> 직접 가게를 운영하고 계시기 때문에 일반용과 가정용 전기요금의 누진율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몸소 느끼신 분이네요.

◆ 구승태> 네, 그렇죠. 아껴 쓴다고 아껴 썼는데도 여름철에 34만원, 이렇게 나오면 국민들은 더워도 에어컨 켜지 말고 살아라. 라는 것밖에 안 되잖아요. 저는 이렇게 30평짜리 조그마한 자영업체를 운영하면서 전기세가 싸니까 전기세 아껴서 손님들이 들어와서 후텁지근한 것보다 빵빵하게 트는 게 나으니까 막 써도 되고 가정에서는 어린 애들 더워서 땀 흘리고 있는데 그런 애들 더워도 참으라는 것밖에 안 되니까 너무 억울하죠.

◇ 김현정> 그래도 전기요금을 내시는 거죠? 어떻게 할 방법은 없죠?

◆ 구승태> 내야죠. 안내면 압류라든지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받아가겠죠.

◇ 김현정> 밖에 있는 제작진들도 걱정을 많이 하네요. 우리 집 전기 요금은 어떻게 하나 하면서. (웃음) 오늘 고맙습니다. 전기요금 폭탄을 맞았다고 얘기하는 시민. 대전에 사는 구승태 씨를 먼저 연결을 해 봤고요. 이번에는 전문가 한 분의 얘기 들어보죠. 전력노조 김주영 위원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누진율이 어떤 식으로 적용이 되고 있나요?

◆ 김주영> 지금 누진율은 주택용 전력에만 지금 적용이 되고 있는데요. 최저 100kW 미만, 최고 사용구간인 500kW 초과 사용구간까지 100kW 구간 단위로 구분해서 6단계로 차등 적용이 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가정용하고 산업용하고는 어떻게 구분이 됩니까?

◆ 김주영> 가정용은 6단계 누진이 돼 있고 산업용은 누진이 적용이 안 되고 있죠.

◇ 김현정> 산업용은 누진율이 전혀 없군요. 지금 누진제도의 문제, 좀 불합리한 점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 김주영> 이게 최저구간 100kW 미만만 사용할 경우에 기본요금 390원. 그리고 kW당 57.9원을 적용하는데요. 최고구간인 500kW 이상 사용할 경우 기본요금은 1만 2350원, 그리고 kW 677원 30전을 적용합니다. 그래서 기본요금의 경우 약 30배 사용요금의 경우에는 크게 3배까지 적용이 되고 있죠.

◇ 김현정> 어떻게 보면 '가정용 누진 제도를 이용해서 기업들이 많이 사용하는 전기를 보존해 주고 있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건가요? 어떤가요?

◆ 김주영> 실제 그렇게 되고 있죠. 지금 주택용 누진이 이렇게 과도하게 되다 보니까 어떻게 보면 징벌적 차원에서 아까 말씀하셨던 그분처럼 과도한 누진이 되기 때문에. 예를 들어서 400kW 사용할 경우에 전기요금이 가정용에서 6만 6000원이 나오는데 600kWh의 사용할 경우에는 한 달 전기요금이 한 18만원 정도 나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용량은 한 50%, 늘었는데 요금은 300% 정도 늘어나는 그런 구조죠.

◇ 김현정> 그런데 어떤 분들은 이렇게 말씀하세요. 이렇게 해서 가정에서만큼은 절전의 효과가 있지 않느냐. 전반적으로 전기 사용 줄이지 않겠느냐? 이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김주영> 그런데 가정에서 쓰는 전기 사용량이 실제 우리나라 전체 전기 사용량의 한 14% 정도 됩니다.

◇ 김현정> 나머지는 다 산업용인가요?

◆ 김주영> 나머지 산업용하고 일반용이 50%를 넘죠. 그런 상황 속에서 가정의 전체전력사용량이 10%대 밖에 안 되는데 이렇게 가정에서는 정말 졸라매고, 졸라매고 절전을 안 할 수가 없죠. 최저구간과 최고구간이 11배 요금 차이가 나는 만큼.

◇ 김현정> 사실 일반 가정에서는 에어컨을 사놓고도 정말 더울 때 아니면 엄두도 못 내는 게 현실이거든요.

◆ 김주영> 저도 실제 그렇습니다.

◇ 김현정> 결국은 소비자들에게 기업전력까지 부담을 지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소비자들로서는 할 수 밖에 없는 건데 좀 합리적인 개선책은 없을까요? 절전의 효과도 있으면서 소비자 불만도 덜고 산업용에도 많은 부담을 주지 않는 이런 방법은?

◆ 김주영> 다 좋은 방법은 사실은 없을 거고요. 그런데 누진이 꼭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는 건데 불과 전체 아까 말씀드렸던 14%만 사용하는 가정용에만 적용하는 게 굉장히 문제가 큰 거죠.

그래서 저는 오히려 전체전력의 절반 이상을 사용하는 산업용이나 일반용 전력에 대해서도 누진체계를 도입을 한다든지 해서 에너지절약형 산업구조로 전환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주택용의 경우에도 외국과 같이 누진단계를 좀 3, 4단계로 대폭 축소하고 누진율도 2배 이내로 해서 국민들이 적어도 에너지사용기본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그렇게 추진되어야 된다고 보고요.

◇ 김현정> 에너지사용기본권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맞는 말씀이네요.

◆ 김주영> 그리고 저소득층을 비롯한 각계 복지요금이나 그런 경우에는 정부가 에너지 바우처 제도를 도입해서 정부 재정으로 지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봅니다.

◇ 김현정> 다른 나라의 경우는 어떤 가요?

◆ 김주영> 우리나라하고 에너지환경이 비슷한 일본 같은 경우에는 3단계예요. 그리고 누진율은 1.4배 정도고요. 대만의 경우는 5단계로 누진단계가 있고 약 2.4배 정도 누진율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특히 전력사용량이 많은 미국 같은 경우에는 2단계로 돼 있는데 1.1배의 누진율을 적용하고 있고 영국이나 프랑스, 캐나다 같은 나라에는 아예 누진제도가 없는 단일요금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절전 하지 말자는 얘기는 아닙니다만 가정에서 소비자들도 좀 정말 더울 때는 에어컨 틀어놓고 살 수 있도록 하는 기본권 보장해 달라 이런 외침, 청취자 문자로도 많이 들어오네요. 그런데 누진제가 있는 줄도 모르고 그냥 쓰시는 분들도 많아요. 이거 홍보도 좀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개선되기 전까지는?

◆ 김주영> 누진을 모르는 분도 있을 수는 있습니다만, 그게 다 요금고지서 뒤쪽에 표시돼서 나가고 있기 때문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알 수가 있는 부분이죠.

◇ 김현정> 전기요금이 11배까지 폭탄으로 쏟아지고 있다. 이런 사실 들으면서 충격적이기도 하고, 개선책을 찾아야 될 때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 인터뷰 마련해 봤습니다. 고맙습니다.


출처 : 전력노조 "전기료 누진제, 서민에겐 요금아닌 징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