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정치·사회·경제

‘꼼수’ 동원한 사드 배치 강행, ‘조기배치’도 가시화

‘꼼수’ 동원한 사드 배치 강행, ‘조기배치’도 가시화
[민중의소리] 최명규 기자 | 발행 : 2016-10-02 17:51:51 | 수정 : 2016-10-02 17:51:51


▲ 9월 30일 오후 국방부가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에 배치하기로 밝힌 직후 군인들이 국방부 정문 앞에 철조망을 설치하고 있다. ⓒ김철수 기자


박근혜 정부가 각종 '꼼수'까지 동원하면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밀어붙이고 있다. 사드 '조기 배치'도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방부는 지난달 30일 경북 성주군 초전면에 위치한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성주골프장)을 새로운 사드 부지로 결정했다. 성주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밀려 성산포대가 '최적지'라던 당초 주장을 79일 만에 뒤집은 것이다. 게다가 성주골프장은 최근 사주 일가가 검찰 수사의 표적이 된 롯데그룹 측이 보유하고 있다.

물론 성주골프장 배치 역시 성주 군민들뿐만 아니라 인근인 김천 지역 주민들의 저항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성주골프장 가까이에 성지를 두고 있는 원불교 측도 '사드 반대' 운동에 가세하고 있다. 여기에 안보 이해가 걸려 있는 중국도 발표 당일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사드 배치를 즉각 중단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국내외 반발 속에 국방부는 새 부지 결정과 관련해 공식 발표도 없이 달랑 A4 용지 한 장 반 분량의 보도자료만 내보냈다. '공식발표 및 질의응답'을 진행해 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대해서도 국방부는 "성주군수에게 설명한 것으로 공식 발표를 대체하겠다"며 거부했다.

롯데 측과 부지 관련 사전 협의도 전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 스카이힐 컨트리클럽 측은 국방부 발표 직후 "국가안보의 엄중한 상황을 고려해 정부 결정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발표한 상태이다.

특히 국방부 쪽은 부지 확보와 관련해 롯데 측의 성주골프장과 경기도 소재 국방부 소유 토지를 맞교환(대토)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방식은 국회 심의를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2일 브리핑에서 "졸속, 밀실 행정에 불통, 오락가락, 꼼수까지 동원하는 국방부의 모습이 한심할 뿐"이라며 "성주의 눈물이 채 가시기도 전에 김천 시민들을 희생양으로 삼겠다는 국방부 발상에 동의할 수 없다. 국가의 결정이니 따르라고 억누르는 시대는 지났다. 얕은 꼼수로 국회 검증을 피해가겠다는 발상도 용납될 수 없다"고 질타했다.

▲ 경북 성주와 김천 주민들이 9월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미국대사관 앞에서 함께 사드 배치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강행과 동시에 미국 측도 '속도전'을 내면서 '조기 배치'가 가시화되고 있다.

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 당국은 미국 텍사스주 포트 블리스에서 운용 중인 사드 4개 포대 중 1개 포대를 새로운 사드 배치 지역으로 결정된 성주골프장으로 이동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한국 측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도에 따르면 한 정부 소식통은 "사드 체계를 새로 제작하고 새 장비적응훈련 등을 하려면 내년까지 배치할 수 없다"며 "미국 본토에 있는 4개 포대 중 1개 포대가 오게 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사드를 새로 제작하는 대신, 기존 사드 포대를 한국으로 이동 배치시켜 시간을 단축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에 배치되는 포대 운용에는 괌에 소재한 사드 포대 요원들을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에 출석, "사드 배치 속도를 가속화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오는 2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제48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사드 배치 방식과 시기 등을 협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내년 말로 예정됐던 배치 시기는 내년 상반기로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출처  ‘꼼수’ 동원한 사드 배치 강행, ‘조기배치’도 가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