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死大江

“함안보 완공땐 인근 지하수위 2m 상승”

“함안보 완공땐 인근 지하수위 2m 상승”
수공 연구결과…주변농지 침수대책 마련 시급
박재현 교수 “실험결과 4.1㎢ 이상 잠길 우려”

한겨레 최상원 기자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 함안보를 완공해 물을 채우면 상류 쪽으로 13㎞ 떨어진 경남 의령군 지정면 ‘성산들’의 지하수위가 2m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함안보 영향권에 드는 대부분의 지역에도 비슷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지하수위 상승에 따른 농경지 등의 침수피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함세영 부산대 교수(지질환경과학과) 연구팀이 한국수자원공사 의뢰로 ‘성산들판 침수현상 원인’을 연구한 결과를 보면, 4대강 사업이 완료돼 낙동강 함안보에 해발 5m까지 물을 채울 경우 성산들의 지하수위는 사업 전보다 2.32~2.04m나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표면에서 지하수까지의 차이는 현재 평균 4.95m에서 2.9m로 줄어들게 된다. 연구팀은 “성산들판에 나타날 지하수위 상승 현상이 함안보 영향권 대부분 지역에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함안보 건설에 따른 지하수위 상승으로 광범위한 지역에서 침수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지적은 4대강 사업 계획단계 때부터 제기됐다. 이 때문에 정부는 4대강에 건설중인 16개 보 가운데 유일하게 함안보의 관리수위를 지난해 초 7.5m에서 5.0m로 낮췄다. 이럴 경우 침수면적은 0.744㎢로 미미할 것이라고 수자원공사는 주장해왔다.

함안보 건설에 따른 침수피해 문제를 처음 제기했던 박재현 인제대 교수(토목공학과)는 “연구팀이 남강과 낙동강 합류 지점인 성산들의 지하수위 변동을 과소평가한 것 같다”며 “이 연구 결과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함안보 인접 지역 지하수위 상승 정도는 성산들보다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이전에 실시했던 실험 결과를 보면 지하수위가 평균 2m 상승할 경우 침수면적은 4.1㎢ 이상으로 나타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함 교수팀은 “현재 낙동강 19공구 준설작업으로 성산들판의 지하수위는 불과 0.21~0.12m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성산들판은 해발 9.67~8.16m이므로 지하수위가 상승해도 농사에 직접적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성산들에서 농사짓는 함안군 지정면 성산리 주민들은 지난해 가을부터 성산들에 침수현상이 발생하자 인근 낙동강 19공구의 준설작업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수자원공사는 이날 주민설명회를 열어 함 교수팀의 연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주민들이 납득하기 어렵다며 반발해 설명회가 무산됐다.


의령/최상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