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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오사카산 쥐새끼

`MB, `대운하`로 망한 수양제와 역사의 라이벌 되나`

"MB, '대운하'로 망한 수양제와 역사의 라이벌 되나"
[좌담] 최병성·조승수·이상엽의 '4대강을 기억하다'
기사입력 2010-04-24 오전 7:56:56



"수나라는 중국을 관통하는 대운하 토목 공사 때문에 결국 멸망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수나라 양제와 '역사의 라이벌'이 되려하고 있다." (조승수)

"4대강을 한강처럼 만들겠다고? 지금의 한강은 손발도 담글 수 없는 거대한 '콘크리트 어항'일 뿐이다." (최병성)

"정부의 4대강 홍보가 홍수처럼 몰아치고 있다. 그들이 4대강에서 벌이는 '픽션'을 '논픽션'으로 막아낼 때다." (이상엽)


'세종시 블랙홀'에 빠지고, 천안함과 함께 '침몰'했던 정부의 4대강 사업이 재차 화두다. 야당을 비롯한 시민사회가 6월 지방선거 의제로 '4대강 반대'를 전면에 내세웠고, 종교계도 한 목소리다. 발등에 불똥이 떨어진 정부는 '홍보 부족'을 거론하며 종교계 달래기에 급급하다. 급기야는 보수단체를 동원한 '관제 홍보'까지 검토 중이다.

그러나 한 편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말 국회의 예산 통과로 4대강 사업 문제가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졌듯이, 지방선거에 맞춰 '반짝' 뜬 이슈가 선거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에서다. 그러는 동안 4대강 공사는 전국에서 불철주야 진행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4대강 현장에는 '죽어가는 강'을 살리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북한강에선 천주교 사제단의 미사가 매일 같이 열리고, 남한강과 금강에선 불교계가 '24시간 공사'에 맞선 '24시간 감시'를 진행 중이다. 모두 강 파괴의 현장에서, 4대강 사업으로 사라질 풍경들을 눈에 담고 지켜내기 위해서다.

환경운동가 최병성 목사,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이상엽 <프레시안> 기획위원이 한 자리에 모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화두는 바로 '4대강과 기록'.

환경운동가이자 생태교육가로 잘 알려진 최병성 목사는 2년 전부터 4대강의 현장에서 수만 컷의 사진을 찍고, 글을 남겼다. 기자도 아닌 목사가 진행한 꼬박 2년간의 취재는 얼마 전 <강은 살아있다>(황소걸음 펴냄)라는 책으로 묶여 나왔다.

진보신당 녹색위원회 위원장으로 그간 기후 변화 등의 환경 문제에 목소리를 내온 조승수 의원은 당내에서 4대강 현장 답사와 이를 통한 '4대강 기록 남기기' 작업을 진행 중이다.이상엽 작가가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힘을 보탰다.

이들 3인의 '4대강 좌담'이 20일 오전 조승수 의원실에서 진행됐다. 4대강 사업의 문제점부터, '진짜' 강 살리기에 대한 대안까지, 한 시간 남짓 진행된 이들의 좌담을 싣는다.

▲ 최병성 목사, 조승수 의원, 이상엽 작가의 '4대강 대담'이 20일 오전 조승수 의원실에서 열렸다. ⓒ프레시안(손문상)

"4대강의 미래는? '죽음의 수로'인 한강의 현재"

프레시안 : 지난해 4대강 사업 예산 통과 이후, 다소 수그러들었던 4대강 사업 논란이 올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세종시나 천안함 문제로 한동안 외면되기도 했지만, 어쨌든 환경 관련 이슈로는 이례적으로 한국 정치 사회 갈등의 중심에 서 있는 셈이다.

조승수 : 환경 이슈를 놓고 정치권에서 이렇게 격렬하게 싸우며 쟁점이 형성된 적이 사실 없었다. 지금의 현실은 어렵지만, 그런 의미에서 4대강 싸움이 한국 사회의 성숙도를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 낙동강 페놀 사태를 비롯해 그동안 환경 문제가 발생하면, 대부분 피해 당사자들만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은 다르다. 천주교 사제들이 목소리를 내고, 그 천주교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이라는 대구교구가 낙동강에서 4대강 사업 반대 미사를 열고 있다. 이명박 정부 이후의 민주주의 역행이라든지, 여타 사안들은 정권이 바뀌면 바로 잡을 수 있지만, 4대강은 그렇지 않다. 강이 한 번 망가지면 되돌리기 어려운 법이다. 4대강 사업 예산이 통과됐다고 해서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상엽 : 그런 의미에서 정말 궁금한 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사업의 합리성이나 정당성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이 황당한 짓의 최종 목표가 토건족을 배불리기 위함이라고 해도, 단순히 그렇게만 보기엔 정권의 리스크가 너무 크다. 나 같은 범인으로선 대통령님의 숨겨진 뜻을 파악하기 힘들다. 도대체 왜 하는 걸까?

▲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 ⓒ프레시안(손문상)
조승수 :
경제 활성화나, 일자리 창출 같은 명분은 거짓인 경우가 많다. 일종의 성과주의와 치적주의가 아닐까. 이명박 정부가 5년의 임기 내에서 어떻게든 성과를 가시적으로 드러내고 싶어 하고, 그래서 객관적 논리와 사실에서는 밀리지만 일종의 자기 최면을 거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정부의 독선과 아집이 불행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최병성 : 요즘에 4대강 사업 관련한 강의를 많이 하는데, 사람들이 매번 던지는 질문이 있다. "정말 이 사업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데, 도대체 왜하는 것이냐"는 거다. 나는 그 질문의 답을 지금의 한강에서 찾는다. 지난주에 정두언 의원이 실토를 했다. 강바닥을 준설하고, 수중보를 만들고, 둑을 쌓은 한강의 현재 모습을 이명박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으로 있던 시절 만들었다는 것이다.

정두언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치적을 자랑하면서 지금의 한강을 추켜세웠지만, 사실 한강은 '죽음의 수로'다. 아름다운 강이 아니라, 아이들이 손과 발도 담글 수 없는 강, 수영조차 못하는 강인 것이다. 지금도 한강에 덧씌운 콘크리트는 무너져 가고 있는데, 정 의원과 이 정부는 그걸 아름답다고 한다.

이 정권의 관점이 그렇다. 인공적인 한강의 모습을 아름답다고 하는 구시대적 관점에다, 청계천으로 재미를 본 이명박 대통령이 자전거 도로 몇 개 만들어 사람들을 홀리려는 것이다. 뭐든 '번듯하게' 해놓으면 국민들이 좋아하겠지, 이런 착각을 하고 있다. 그러는 동안 강이 지닌 생태적, 경관적 가치는 사라진다. 4대강의 미래는 뻔하다. 정두언 의원이 실토했듯이, 4대강의 미래는 현재의 한강이다.


"민주당, 4대강 '무임승차'라도 해줬으면…"

프레시안 : 지난해 4대강 사업 예산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전국에서 대대적으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그러다보니 야당이 이 사업을 제대로 막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4대강 사업 반대 흐름도 공사 현장 감시에 집중돼 있는데, 국회에서 4대강 저지에 관련한 야당의 흐름이 있긴 한가?

조승수 : 사실 국회 안에서의 야당 연대가 4대강 '삽질'만큼 활발하진 못했다. 다소 야당 연대가 형식적인 측면도 많았고, 민주당이 당론을 4대강 사업 반대로 정했지만 전체적으로 내용 있게 진행되진 못했다.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이 현장을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지만, 정치권 전반이 4대강 사업에 대해 무기력한 측면이 많다.

▲ 최병성 목사. ⓒ프레시안(손문상)
최병성 : 야당이 이 사업을 막지 못한 가장 큰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 민주당이 4대강 사업을 막을 의지가 진심으로 있다면, 공사 현장에 지도부들이 얼굴이라도 비쳐야 한다.

무엇보다 기가막힌 것은 민주당 거점 지역인 영산강 일대의 단체장, 시장은 대부분 4대강 사업을 찬성한다는 점이다. 당론을 반대라고 정했으면 밑에까지 반대해야하는데, 문제는 이런 사람들을 공천해주고 있다는 거다. 송영길 의원은 또 어떤가. 4대강 사업엔 반대한다지만, 경인운하에 찬성했던 송 의원을 민주당이 인천시장 후보로 밀고 있다. 한나라당은 "야당이 정치적 반대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는데, 그 빌미를 민주당이 주고 있는 거다.

이상엽 : 과정이야 어쨌든 지방선거 최대의 이슈로 시민사회, 정치권 모두 4대강 사업을 꼽는다. 잘된 일이지만, 정치권이 무임승차 하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최병성 : '무임승차' 맞다. 그래도 민주당이 그 '무임승차'라도 해줬음 하는 바람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최근 조승수·유원일·최문순·홍희덕 의원이 남한강에 천막 의원실도 차리고 현장에 오고 있다. 그런 활동을 통해서 환경단체나 종교계가 힘을 받을 수 있다.

조승수 : 개인적으로는 지방선거에서 4대강 사업이 생각보다 큰 이슈가 되기는 힘들다고 본다. 현재 정국을 가로지르는 천안함 사건 등의 묵직한 이슈가 제기돼 있고, 민주당의 의지도 불분명하다. 분명 이명박 정부의 실정으로 4대강 사업이 거론되겠지만, 지방선거만으로 크게 해결되진 못할 거라고 본다.

오히려 4대강 사업은 지방선거의 '반짝' 이슈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 꾸준히 가지고 가야 하는 문제다. 시기적으로 지방선거가 끝나고 우기가 시작되는 7~8월엔 공사의 부작용이 드러날 것이다. 4대강 저지에 대한 새로운 움직임이 그를 통해 생겨날 수밖에 없고, 정치권 역시 내년도 예산 편성까지 이 문제를 가지고 가야 한다. 그렇게 노력한다면 이 사업에 반대하는 대중적인 흐름을 다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어느새 '수로'가 돼버린 강…"강에 대한 '기억의 부재'가 진짜 문제"

이상엽 : 심지어 댐 짓고 강 파내는 토목공학과 교수님들도 4대강 사업을 반대한다. 전 국토를 파헤치는 엄청난 사업이지만, 지식사회는 물론이고 시민들도 생각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것 같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오히려 최근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그룹은 종교계다.

조승수 : 다른 사안만큼 4대강 사업이 개인들에게 '자신의 과제'로 침투되지 못한 것 같다. 따지고 보면 환경 이슈는 기후변화나 에너지 기본권처럼 개개인의 삶과 깊숙이 연결되는 문제인데, 경제 문제나 여타 사안만큼 부각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최병성 : 나도 목사지만, 일부 대형 교회 목사님들만 해도 그렇다. 성경에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한 후 생명을 소중히 여기라고 하셨는데, 한국 대형 교회들은 4대강 사업에 찬성한다. 이 대통령의 지지 기반 노릇을 아주 확실히 하고 있는 거다.

사람들도 '진짜 강'이 뭔지 점차 잊고 있다. 김소월의 시에 나오는 '금모래 빛'의 강이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지고 있다. 죽어가는 한강 수로를 '진짜 강'이라고 착각하고 있다.

이상엽 : 도시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다보니, 사람들에게 '강에 대한 추억' 자체가 부재한 상황이다. 40대인 내 나이 또래만 해도, 전두환 대통령 시절 완공된 현재의 한강 모습이 '강의 이미지'의 전부다. 과거의 한강 모습이 어땠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 강에 대한 '추억의 부재', '기억의 부재' 때문에 정부가 밀어붙여도 사람들이 반응을 잘 못하는 것이다.

조승수 : 대부분의 언론이 4대강 사업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홍보는 엄청나고, 또 감각적이다. 4대강 '살리기'라는 프레임도 그렇다. '살리기'라고 하니까, 의심의 여지가 별로 안 생기는 거다. '미소 금융'이나 '보금자리 주택'은 도 어떤가. 이명박 정부 들어서 용어에 대한 개념화 작업이 활발하다. 그렇게 포장과 디자인에 신경 쓰면서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 이 정권의 특징이다.


4대강과 '기록'…"정부의 '픽션', '논픽션'으로 막아낸다"

프레시안 : 최근 4대강에 대한 '기록' 작업이 활발하다. 지율 스님의 '낙동강 비포&애프터 사진전'이 큰 호응을 얻었고, 진보신당도 4대강 기록 작업을 시작했다고 들었다. 공사가 속도전으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 '기록'이 가진 의미는 뭘까?

▲ 이상엽 작가. ⓒ프레시안(손문상)
이상엽 :
정당에서 뭔가 하면 이벤트고 쇼다, 이런 인식이 있는데 이번 기획은 그렇지 않다. 일단 '4대강 : 생명, 삶, 저항, 기록'이라는 주제로 현장에 간다. 정책적으로 4대강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무언가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이 당에 풍부한 문화예술 인력이 있다. 이분들이 강에서 사진도 찍고, 영상도 찍고, 시도 쓰면서 작업에 동참한다. 정부가 엄청난 홍보 '물량 공세'를 펴는 상황에서, 대응이 필요하지 않겠나. 홍수같이 몰아치는 정부의 홍보비에 당할 재간은 없지만.

최병성 : 앞에 사진작가가 계시지만, 사진 한 장이 열 마디 말보다 더 큰 울림이 있다. 나 역시 4대강 기록을 계속하고 있지만, 몇몇이 이런다고 이 사업을 막아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한다. 그래도 역사에 무언가는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 현장으로 간다. 예전에 강이 얼마나 아름다웠고, 그 강을 누가 망가뜨렸는지 후손들이 알게 해야 한다.

조승수 : 현장으로 가야하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절망스럽지만 그것 외에 다른 방법이 잘 안보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사가 진행된 모습과 아직 진행되지 않은 모습을 동시에 목격하면, '도대체 이 강을 더 이상 어떻게 아름답게 한다는 건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것을 기록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을 공명하게 하는 힘, 그것이 기록이다.

이상엽 : 요즘 다큐멘터리가 잘 나간다. 사진이 정치적 프로파간다로 사용되면 언젠가는 욕을 먹기 마련이다. 그러나 솔직하게 찍어내면, 그것만큼 진실한 기록이 없다. 4대강 기록 작업도 마찬가지다. 이 말도 안 되는 정부의 '픽션'을 '논픽션'으로 막아내는 셈이다.


"4대강 사업, 역행도 이런 역행이 없다"

프레시안 : 최근 4대강 사업에 대한 대안으로 강의 '생태적 복원'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으로 정부는 강 살리기의 '모범 사례'로 태화강 사례를 꼽는다. 진짜 '강 살리기'는 뭘까?

조승수 : 태화강 사례를 4대강 사업을 위한 선전으로 활용하는 것은 명백한 사실 호도이다. 태화강 복원의 핵심은 보와 콘크리트 제방을 철거하는 것이었다. 오·폐수를 거르기 위해 상류에 건설한 하수처리장에도 막대한 비용이 투입됐다. 준설은 오염된 퇴적토를 걷어내기 위해 매우 최소한으로 진행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를 정반대로 해석해 보를 설치하고 준설하면 강을 살릴 수 있다고 진실과 다른 호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최병성 : 막대한 예산이 태화강 살리기에 들어갔는데, 예산의 75퍼센트 정도가 하수처리장에 투입됐고, 나머지 25퍼센트 정도가 보 철거 비용이었다. 준설은 극히 일부였다. 4대강 사업은 정반대다. 수질 개선 비용은 전체 예산의 14퍼센트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준설과 보 건설에 들어간다. 정부가 태화강 사례를 인용하지만, 사실과 정반대다. 명백한 '대국민 사기극'이다.

이상엽 : 그래서 최근 수중보와 콘크리트 제방을 철거하는 '생태적 복원'이 제시된다. 그런 사례가 있을까.

최병성 : 독일의 이자르강과 스위스 투어강이 대표적이다. 보와 제방을 철거해 모래톱과 여울이 있는 강으로 되돌리고 있다. 복원 비용이 설치 비용의 10배나 되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자연 그대로의 강을 복원하는 추세다. 4대강도 그래야 한다. 강물을 그대로 두고, 오염된 부분만 일부 수질 개선을 하면 된다. 정부가 돈을 쏟아 부으면 한강처럼 강변에 위락 시설과 도로를 만들 수 있겠지만, 그게 강의 진정한 모습일까. 구미시 인구가 35만 명인데, 축구장이 12개다. 이런 건 정상이 아니다.

조승수 : 네덜란드도 그런 사례 중에 하나다. 이 나라는 지형적으로 국토의 70퍼센트가 해수면 보다 낮고 그래서 제방을 쌓고 풍차를 만들었다. 그런데 천문학적 예산을 들여 제방을 허물고 옛날로 돌아가려고 한다. 결국 강에 대한 가장 좋은 관리는 자연 그대로 두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 수양제와 '역사의 라이벌' 되려 하나"

이상엽 : 가끔 한강에서 죽음이 연상될 때가 있다. 한국에서 모든 무덤은 산에 있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문화 때문인지, 도심에는 무덤이 없는 문화다. 한강도 비슷해 보인다. 한강을 보면, 거대한 도시를 기다란 일종의 관이 관통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 관 옆에는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8차선 도로만 있을 뿐이다.

강과 인간이 함께 어울리는 문화가 없는, '사람과 관계없는 물'인 셈이다. 사진가의 시선으로 보면, 그런 물에서 죽음이 연상된다. 강변과 고층 건물들이 뒤섞인 모습이 묵시록적인 의미에서 다소 그로테스크해보인다. 결국, 미래의 한강은 시민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해답이 있을 것 같다.

최병성 : 한강에 보를 철거해서 모래톱도 부활시키고, 시민들이 해수욕도 즐길 수 있게 하자고 했더니, 국토해양부가 반박 보도 자료를 냈다. 여가 문화가 바뀌어서 그럴 필요 없다는 거다. 국토해양부 판단이야 어떻든, 보 철거 이후 이자르강은 독일인의 쉼터가 됐다.

오세훈 시장이 한강을 복원한다고 주장하지만, 5공화국 때 씌워진 콘크리트를 뜯어내 새로운 콘크리트를 바른 것에 불과하다. 강은 사람과 어울릴 수 있어야 한다. 강을 이렇게 계속 '콘크리트 어항'으로 만든다면, 결국 사람들과 동떨어진 강이 되고 말 것이다.

조승수 : 1400년 전, 수나라의 양제는 대규모 토목 사업을 벌이다 결국 대운하 건설로 망했다. 양제의 원래 이름이 양광이었는데, 죽은 뒤에 사람들이 이름을 양제(煬帝, 하늘을 거역하고 백성을 착취하는 군주)로 붙여줬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수양제의 역사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상엽 : 수나라의 양제와 이명박 대통령이 '역사의 라이벌'이 되는건가? (웃음)

조승수 : 양제의 대운하에 뒤를 이은 이 대통령의 대운하 토목 공사인 셈이다. (웃음)

프레시안 : 오늘 대담은 이것으로 마치겠다. 긴 시간 좋은 말씀 감사하다.


/선명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