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에 이럴수가/민영화? 사유화!

KTX 민영화 찬성글 예시문 써주며…국토부가 ‘트위터 도배’ 지시

KTX 민영화 찬성글 예시문 써주며…
국토부가 ‘트위터 도배’ 지시

소속기관 49곳에 문건 보내
이후 개인계정에 똑같은 문구 올려

[한겨레] 김소연 기자 | 등록 : 2012.05.02 08:25 | 수정 : 2012.05.02 09:18


국토해양부가 케이티엑스(KTX) 민영화를 찬성하는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올리라고 소속기관 49곳에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한겨레>가 입수한 국토부의 ‘철도 경쟁체제 트위터 홍보 협조 요청’ 문건을 보면, ‘소속 직원의 절반 이상이 매일 트위터 홍보 실시. 100명이 근무하는 기관인 경우 매일 50명 이상이 트위터 홍보 실시’라고 적혀 있다. 이 문건은 국토부가 최근 본부 실·국 및 소속기관들에 보낸 것이다.

이 문건의 맨 앞부분에는 ‘우리 부 본부 및 소속기관을 통해 철도 경쟁체제 홍보 지시(장관님)’라고 적혀 있다. 국토부 장관이 직접 홍보를 지시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문건에는 ‘국토해양부 계정 트윗을 개인 계정으로 리트윗’하라고 지시했다. 개인 계정으로 리트위트를 하면 국토부 직원이 아니라 일반 시민이 케이티엑스 민영화에 찬성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사실상 여론조작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문건은 ‘전일 16시부터 당일 16시까지의 홍보실적을 17시까지 철도정책과로 제출’하도록 했으며, ‘18시까지 장차관님께 1일 트위터 동향 보고’라는 말도 적혀 있다.

문건에는 트위터 홍보 요령과 함께 트위터에 쓰면 좋을 문구 40개도 제시돼 있다. ‘KTX 경쟁도입은 고속철도 선로를 독점 공기업 외에 민간에도 빌려주는 것일 뿐 민영화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라는 내용부터 ‘왜 우리는 세금으로 코레일 노조의 비싼 월급을 보조해 줘야 하는가? 파업 잘하라고? 힘내서 시위하라고?’ 등 철도노조를 음해하는 문구도 포함돼 있다. 실제 지난달 23일부터 25일 사이 트위터에는 개인 계정으로 예시문과 똑같은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전국철도노조 관계자는 “많은 국민들이 케이티엑스 민영화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이런 식으로 여론조작에 나서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케이티엑스 홍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자발적으로 하라는 의미였다”며 “홍보실적 보고 등이 강제적으로 비칠 가능성이 커 곧바로 철회했다”고 해명했다.


출처 : KTX 민영화 찬성글 예시문 써주며…국토부가 ‘트위터 도배’ 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