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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럴수가/민영화? 사유화!

15조 들인 수서발 KTX 노선, 4천억에 민영화?

15조 들인 수서발 KTX 노선, 4천억에 민영화?
민영화 특혜 논란 왜?
[한겨레] 대전/송인걸 기자, 박영률 기자 | 등록 : 2012.04.16 20:49 | 수정 : 2012.04.16 21:44


▲ 민간자본이 투입돼 건설·운영되고 있는 서울시메트로9호선이 요금 500원 기습인상 공고를 해 파문이 인 가운데, 정부가 한국고속철도(KTX) 민영화에도 속도를 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고속철도 행신차량기지에서 차량들이 점검 및 청소를 위해 정차돼 있는 모습. 고양/김태형 기자

케이티엑스 민영화 반대론자들은 정부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사업을 민간업체에 헐값으로 내주려 한다고 주장한다. 국토해양부는 요금 인하와 한국철도공사 경영 개선을 함께 가져올 것이라고 반박한다.

수서발 고속철의 총사업비는 수도권고속철도(수서~평택) 3조9000억원, 호남고속철도(오송~목포) 10조6000억원 등 14조5000억원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 2월 이 노선에 투입할 ‘케이티엑스(KTX)-산천’ 22편성(10량씩)을 7360억원에 구입하기로 현대로템과 계약했다.

국토부는 지난달 정부과천청사에서 연 사업설명회에서, 수서발 고속철이 개통되는 2015년부터 15년 동안 고속철 운영권을 임대할 계획이라며, 초기 투자비용은 3600억~4000억원, 자기자본은 ‘총투자비의 40%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철도 건설비와 열차 구입비 15조2000억여원의 3%도 안 되는 4000억원만 초기 투자하면 흑자 노선 운영권을 15년간 쥘 수 있게 해주겠다는 이야기다.

한국교통연구원은 민간자본 사업성 분석 자료에서 민간 사업자의 수익률이, 운임을 20% 낮춰도 8.8%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철도공사의 운임수입 재정분석 추정을 보면, 운행률을 85%(22편성 중 19편성 운행)로 잡으면 총 운임수입은 연 6657억원이고, 운임을 20% 인하할 경우의 수익률 8.8%를 적용해도 15년 동안 9820억원의 순이익이 남는다.


수서발 노선에는 새마을호 등 일반열차가 없고, 수서·분당지역 주민들이 케이티엑스를 타러 굳이 서울역·용산역까지 오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민간의 노선독점’이란 지적도 있다. 흑자 노선을 민영화해 이익을 사기업에 넘기는 처사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민영화는 ‘철도공사 적자 보전’ 등을 내걸었던 제2고속철 건설 목적과도 다르다. 철도공사 적자를 국가가 보전하고 있어, 민영화에 따른 철도공사 수입 감소분은 세금으로 메워야 하는 상황도 불가피하다. 김진애 민주통합당 의원은 “아무런 리스크 없이 수익이 보장되는 케이티엑스 사업권을 민간에 넘기면, 지방철도 같은 공공서비스는 더 쪼그라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토부 고용석 철도운영과장은 “10% 이상 요금 인하를 의무화하고 선로 사용료도 철도공사보다 9% 이상 더 받을 계획인데다 차량도 리스이므로 특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특혜 논란이 이어지자 최근엔 사업자의 수익률을 6%대로 더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건호 케이티엑스민영화 반대 범대위 정책자문위원은 “정부의 말바꾸기는 사업 졸속 추진을 보여주는 것일 뿐”이라며 “황금 노선을 왜 민간 기업에 헌납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우송대 철도경영학과 이진선 교수는 “철도 민영화에 따른 이익을 기업이 가져가는 것은 문제”라며 “국토부가 성급하게 민영화를 추진한다”고 말했다.


출처 : 15조 들인 수서발 KTX 노선, 4천억에 민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