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5조 르노삼성, 부산사람 뒤통수 때렸다"
노조 사상 첫 부분파업... 르노닛산 지난해만 1조1800억 벌어 '이익 빼가기' 논란
[오마이뉴스] 정민규 l 최종 업데이트 12.08.15 14:47
13일 르노삼성자동차 노조가 회사의 희망퇴직 실시에 반발해 사상 첫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표면적인 이유는 지난 10일 사측이 발표한 희망퇴직안 때문이다. 당시 사측은 5,500여 명의 정규직 인력 중 연구개발과 디자인 인력을 제외한 4,500여 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접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는 이번 희망퇴직 조치가 사실상의 구조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14일 오전 10시 부산 강서구 녹산동 르노삼성차 앞에서 열린 노조의 기자회견은 사측을 향한 성토의 장이었다. 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르노삼성노동자들과 부산시민들이 르노삼성의 갑작스런 희망퇴직에 분노하는 이유는 명백하다"며 "부산경제를 살리기 위해 르노삼성자동차가 만든 SM시리즈를 적극 구매해온 부산시민들의 뒤통수를 치고 부산경제를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판매 부진을 인력 감축의 이유로 들고 있다. 실제로 르노삼성은 지난해 2,150억 원 상당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극심한 내수경기의 위축이 계속되는 올해에도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판매가 늘어도 줄어드는 영업이익
지난해 나온 사회진보연대 부설 노동자운동연구소의 연구보고서를 살펴보면 르노삼성의 성장세는 돋보인다. 르노삼성은 2003년까지만 해도 10만대 수준이던 판매가 2010년 27만 대로 3배 가량 늘었다. 매출액도 3배 가까이 성장해서 2010년에는 5조 원을 넘어섰다. 반면 영업이익은 2006년 2,200억을 최고점으로 점점 줄기 시작해 2010년에는 33억 원에 불과하다 지난해는 적자로 돌아섰다.
생산대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동안 생산 인력은 제자리 수준을 맴돌고 있다. 10만 대를 생산하던 2003년 당시 5,500여 명이던 임직원 수는 30만 대를 생산하는 2010년에는 5,650여 명 수준으로 150여 명 남짓 느는 데 그쳤다. 늘어나지 않은 인력은 비정규직으로 채워졌다. 2008년 550명이던 비정규직 노동자는 2010년 900명까지 늘어났다.
이렇다 보니 노동자 1명이 생산하는 자동차의 대수는 국내 다른 완성차 업계에 비해 높은 편이다. 현대차 노동자가 1인당 연간 52대를 생산하고 한국GM 노동자가 60.7대를 생산할 때 르노삼성차의 노동자는 71.6대를 생산했다. 하지만 임금은 468만 원 수준으로 한국 GM의 547만 원, 현대차의 666만 원에 비해서 크게 적은 편이다. 노조가 가장 불만인 사항도 높은 노동 강도에 비해 낮은 임금 수준이다.
이렇게 노동자들에게 가는 돈이 적다면 인건비를 줄인 회사가 그만큼의 이익을 남겨야 할텐데 르노삼성은 그렇지 못하다. 그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르노닛산과 르노삼성간의 얽히고설킨 함수관계를 파악해야 한다. 프랑스 자동차 회사인 르노와 일본 자동차 회사인 닛산이 인수합병식으로 결합해서 탄생한 르노닛산 그룹은 르노삼성과 루마니아의 다키아 등을 소유한 거대 자동차 그룹이다.
이들 사이에는 계열사간 거래가 존재하는데 르노삼성도 예외는 아니다. 르노삼성의 판매가 크게 늘어나는 동안 르노삼성이 르노닛산에 지불하는 기술사용료 등의 비용도 크게 늘었다. 2003년에 249억 원이던 각종 비용 지불은 2009년에는 2,100억 원까지 크게 뛰었다. 자동차 한 대 당 르노닛산에 가져다주는 기술사용료 등도 2003년 22만 원 가량이던 것이 2009년에는 113만 원까지 늘어난다. 이 같은 대당 지불 비용은 2010년에는 61만 원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노조 "르노그룹의 이익 빼가기"- 사측 "투자받은 비용도 있다"
지난해 회사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르노삼성이 닛산그룹과 르노그룹으로부터 사온 부품은 각각 7,500억 원과 3,400억 원 가량이다. 합치면 1조 920억 원이 넘는 돈이다. 또 기술사용료로 지불한 비용도 닛산그룹에 150억 원, 르노그룹에 770억 원 가량으로 총 920억 원을 넘게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르노닛산이 르노삼성으로부터 벌어간 돈을 모두 더하면 1조 1800억이 넘는다. 반면 같은 기간 르노삼성은 5조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음에도 2,149억이 넘는 손해가 발생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매출 증가에도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이 모두 급감하는 이유를 "르노와 닛산의 이익 빼가기"라고 설명한다. 노조는 "르노가 삼성자동차를 인수한 이후 단 한푼의 투자도 하지 않았다"며 "대신 해마다 르노와 닛산의 부품을 제공하면서 부품비용을 해마다 높이며 르노삼성의 생산이익을 빼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차 홍보팀 관계자는 "르노 그룹에서 투자를 받은 비용도 있기 때문에 나간 비용만 보는 것은 억측"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밝힌 자료에 따르면 르노본사는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조7000억 가량을 르노삼성에 투자했다. 이 관계자는 "부품 국산화를 진행하고 있고 R&D(연구개발)에서도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육성하는 등 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르노삼성차 사태에 우려를 가지면서 르노 본사의 전향적인 자세를 요구했다. 김대래 신라대 교수(경제학)는 "르노삼성은 단독기업이 아닌 글로벌 기업으로 글로벌 경영을 하고 있는데 회사측이 경영전략을 가지고 가고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경영사인 르노가 르노삼성을 어떻게 가져갈 건지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비전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인호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상임의장은 부산시와 정치권이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상임의장은 "르노삼성이 부산 제1의 기업인 만큼 부산시와 정치권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박 상임의장은 "구조조정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르노 본사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출처 : "매출 5조 르노삼성, 부산사람 뒤통수 때렸다"
노조 사상 첫 부분파업... 르노닛산 지난해만 1조1800억 벌어 '이익 빼가기' 논란
[오마이뉴스] 정민규 l 최종 업데이트 12.08.15 14:47
▲ 르노삼성차노조가 14일 오전 10시 부산 강서구 르노삼성차 공장 앞에서 희망퇴직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있다. ⓒ 금속노조 |
13일 르노삼성자동차 노조가 회사의 희망퇴직 실시에 반발해 사상 첫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표면적인 이유는 지난 10일 사측이 발표한 희망퇴직안 때문이다. 당시 사측은 5,500여 명의 정규직 인력 중 연구개발과 디자인 인력을 제외한 4,500여 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접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는 이번 희망퇴직 조치가 사실상의 구조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14일 오전 10시 부산 강서구 녹산동 르노삼성차 앞에서 열린 노조의 기자회견은 사측을 향한 성토의 장이었다. 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르노삼성노동자들과 부산시민들이 르노삼성의 갑작스런 희망퇴직에 분노하는 이유는 명백하다"며 "부산경제를 살리기 위해 르노삼성자동차가 만든 SM시리즈를 적극 구매해온 부산시민들의 뒤통수를 치고 부산경제를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판매 부진을 인력 감축의 이유로 들고 있다. 실제로 르노삼성은 지난해 2,150억 원 상당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극심한 내수경기의 위축이 계속되는 올해에도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판매가 늘어도 줄어드는 영업이익
지난해 나온 사회진보연대 부설 노동자운동연구소의 연구보고서를 살펴보면 르노삼성의 성장세는 돋보인다. 르노삼성은 2003년까지만 해도 10만대 수준이던 판매가 2010년 27만 대로 3배 가량 늘었다. 매출액도 3배 가까이 성장해서 2010년에는 5조 원을 넘어섰다. 반면 영업이익은 2006년 2,200억을 최고점으로 점점 줄기 시작해 2010년에는 33억 원에 불과하다 지난해는 적자로 돌아섰다.
생산대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동안 생산 인력은 제자리 수준을 맴돌고 있다. 10만 대를 생산하던 2003년 당시 5,500여 명이던 임직원 수는 30만 대를 생산하는 2010년에는 5,650여 명 수준으로 150여 명 남짓 느는 데 그쳤다. 늘어나지 않은 인력은 비정규직으로 채워졌다. 2008년 550명이던 비정규직 노동자는 2010년 900명까지 늘어났다.
▲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의 생산모습. 르노삼성차 근로자의 1인당 생산대수는 71.6대로 현대자동차 52대, 한국GM 60.7대 보다 많은 수준이다. ⓒ 르노삼성 |
이렇다 보니 노동자 1명이 생산하는 자동차의 대수는 국내 다른 완성차 업계에 비해 높은 편이다. 현대차 노동자가 1인당 연간 52대를 생산하고 한국GM 노동자가 60.7대를 생산할 때 르노삼성차의 노동자는 71.6대를 생산했다. 하지만 임금은 468만 원 수준으로 한국 GM의 547만 원, 현대차의 666만 원에 비해서 크게 적은 편이다. 노조가 가장 불만인 사항도 높은 노동 강도에 비해 낮은 임금 수준이다.
이렇게 노동자들에게 가는 돈이 적다면 인건비를 줄인 회사가 그만큼의 이익을 남겨야 할텐데 르노삼성은 그렇지 못하다. 그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르노닛산과 르노삼성간의 얽히고설킨 함수관계를 파악해야 한다. 프랑스 자동차 회사인 르노와 일본 자동차 회사인 닛산이 인수합병식으로 결합해서 탄생한 르노닛산 그룹은 르노삼성과 루마니아의 다키아 등을 소유한 거대 자동차 그룹이다.
이들 사이에는 계열사간 거래가 존재하는데 르노삼성도 예외는 아니다. 르노삼성의 판매가 크게 늘어나는 동안 르노삼성이 르노닛산에 지불하는 기술사용료 등의 비용도 크게 늘었다. 2003년에 249억 원이던 각종 비용 지불은 2009년에는 2,100억 원까지 크게 뛰었다. 자동차 한 대 당 르노닛산에 가져다주는 기술사용료 등도 2003년 22만 원 가량이던 것이 2009년에는 113만 원까지 늘어난다. 이 같은 대당 지불 비용은 2010년에는 61만 원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노조 "르노그룹의 이익 빼가기"- 사측 "투자받은 비용도 있다"
▲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의 모습. 2000년 프랑스 르노자동차와 삼성카드가 합작투자계약으로 설립한 르노삼성자동차는 2011년말 기준으로 르노그룹이 80.1%, 삼성카드가 19.9%의 주식을 가각 소유하고 있다. ⓒ 르노삼성 |
지난해 회사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르노삼성이 닛산그룹과 르노그룹으로부터 사온 부품은 각각 7,500억 원과 3,400억 원 가량이다. 합치면 1조 920억 원이 넘는 돈이다. 또 기술사용료로 지불한 비용도 닛산그룹에 150억 원, 르노그룹에 770억 원 가량으로 총 920억 원을 넘게 지불한 것으로 나타났다. 르노닛산이 르노삼성으로부터 벌어간 돈을 모두 더하면 1조 1800억이 넘는다. 반면 같은 기간 르노삼성은 5조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음에도 2,149억이 넘는 손해가 발생했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매출 증가에도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이 모두 급감하는 이유를 "르노와 닛산의 이익 빼가기"라고 설명한다. 노조는 "르노가 삼성자동차를 인수한 이후 단 한푼의 투자도 하지 않았다"며 "대신 해마다 르노와 닛산의 부품을 제공하면서 부품비용을 해마다 높이며 르노삼성의 생산이익을 빼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차 홍보팀 관계자는 "르노 그룹에서 투자를 받은 비용도 있기 때문에 나간 비용만 보는 것은 억측"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밝힌 자료에 따르면 르노본사는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조7000억 가량을 르노삼성에 투자했다. 이 관계자는 "부품 국산화를 진행하고 있고 R&D(연구개발)에서도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육성하는 등 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르노삼성차 사태에 우려를 가지면서 르노 본사의 전향적인 자세를 요구했다. 김대래 신라대 교수(경제학)는 "르노삼성은 단독기업이 아닌 글로벌 기업으로 글로벌 경영을 하고 있는데 회사측이 경영전략을 가지고 가고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경영사인 르노가 르노삼성을 어떻게 가져갈 건지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비전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인호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상임의장은 부산시와 정치권이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상임의장은 "르노삼성이 부산 제1의 기업인 만큼 부산시와 정치권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박 상임의장은 "구조조정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르노 본사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출처 : "매출 5조 르노삼성, 부산사람 뒤통수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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