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씨 변호인 측 “증거 위조 확인” 파상공세에 검찰 “…”

유씨 변호인 측 “증거 위조 확인” 파상공세에 검찰 “…”
증거 위조 논란 후 첫 공판
[경향신문] 류인하 기자 | 입력 : 2014-02-28 21:48:08 | 수정 : 2014-02-28 21:48:08


검찰은 방패였고, 변호인이 칼이었다.

중국이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가 모두 위조’라고 밝힌 이후 열린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첫 공판에서 변호인들이 검찰을 상대로 파상공세를 펼쳤다. 검찰은 명확한 답변을 못한 채 “지난달 중국정부가 위조라고 보내온 사실조회확인서(허룽시 공안국의 출입경기록, 허룽시의 출입경기록확인서, 싼허변방검사참의 정황설명서)는 일부 답변이 누락돼 있고, 재판부가 받기도 전에 변호인에게 유출된 점 등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또다시 중국정부에 사실조회를 신청할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신청을 하면 채택 여부는 나중에 판단하겠다”며 답변을 보류하고, 3월 28일에 결심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 국가보안법상의 간첩 혐의로 기소된 유우성씨(왼쪽에서 세 번째)가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번 공판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과 관련해 검찰과 국정원의 증거위조 의혹이 제기된 이후 처음 열린 것이다. | 연합뉴스

▲ 검 “중 정부에 추가 조회 신청” 재판부 “채택 여부 나중에 판단”
‘간첩사건’ 결심공판 28일로 미뤄져…‘검찰 편의 봐주기’ 지적

28일 서울고법 형사7부(김흥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34)에 대한 항소심 5차 공판에서 변호인 측은 “변호인은 검찰이 제출했던 유씨의 출입경(출입국)기록(허룽시 공안국 발급)에 대해 위조라는 의견을 제시해왔고, 검사는 일관되게 ‘출입경기록 및 사실확인서는 정식으로 공문을 받은 것이고, 국가 간 정보협력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말해왔다”며 “그러나 중국정부가 위조라는 사실을 통보한 이상 이에 상응하는 입장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피고인 측이 반박증거로 낸 출입경기록 등에 대해서도 이미 법원에서 여러 차례 ‘영사인증이 없다’며 증거능력을 부인해왔는데 검찰은 출입경기록과 관련 서류들에는 영사인증 없이 제출했다”면서 “제외공관 공증법에 따라 인증을 거쳐야 한다고 변호인에게 여러 차례 말한 검찰이 정작 인증은 하나도 받지 않은 것은 검찰이 의도적으로 위법수집증거를 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검찰은 “진상조사팀을 꾸려 규명절차를 진행 중인 만큼 검찰은 결과에 따라 열린 자세로 증거를 검토하고 공판에 임할 계획”이라고만 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검찰의 진상조사결과는 이번 재판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검찰은 ‘출입경기록 및 관련 증거가 정식경로로 입수됐다고 한 기존 입장이 변경된 것이냐’는 변호인 측의 질문에 대해서도 “국가 간 정보협력을 통해 받은 것이라고 했을 뿐 다른 말은 하지 않았었다”며 기존 발언을 부인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이미 중국정부로부터 받은 사실조회 확인서 내용이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검사가 신청한 사실조회 항목 중 하나가 누락돼 있고, 전반적인 내용이 단순히 위조라고 돼 있을 뿐 어느 부분이 구체적으로 위조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어 완결성이 없는 확인서”라며 “중국 영사관을 상대로 추가 사실조회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호인은 “재판을 계속 진행할 경우 검찰이 계속해서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증거나 의견서를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재판부에 검찰의 청구를 기각할 것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추후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유씨는 최후진술서를 준비해왔지만 법정에서 낭독할 수 없었다. 애초 재판부는 이날 검찰의 구형 및 피고인의 최후진술 등의 절차가 진행되는 결심공판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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