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역자들이 앞장선 민간인 학살, 더 방치할 수 없다
[민중의소리] 조동문(한국전쟁유족회 전 사무국장) | 최종업데이트 2015-08-14 09:35:24
올해 8.15는 광복 70주년이다. 이날은 우리 민족이 일제 36년 식민지배로부터 벗어난 뜻 깊은 날이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쟁취한 해방이 아니었기에 이후 기나긴 질곡의 현대사를 직면해야 했다. 광복의 기쁨을 어찌 외면할 수 있으랴마는 그래도 우리는 이 시점에서 해방 이후 겪어왔던 지난 70년의 고난의 역사에 대해 좀 더 뼈저린 반성과 냉정한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지난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에서 추진하다 미완의 상태로 중단된 과거 청산을 제대로 마무리하고, 그 힘을 모아 외세에 의해 분단된 70년의 고리를 우리 민족의 힘으로 과감하게 끊고 평화적 통일로 나아가는 이정표를 세워야 한다.
우리가 겪어야 했던 오욕의 현대사는 첫 단추부터 잘못 꿰여진 연유로부터 시작된다. 2차 대전의 전승국인 미국과 소련이 한반도를 일제로부터 빼앗은 전리품으로 간주, 우리의 의사와는 전혀 무관하게 38선을 경계로 하여 남에는 미군이, 북에는 소련군이 진주했다. 그리곤 각각 체제와 이념이 다른 정부를 세웠고 그로 인해 우리 민족은 일제 강점기에 이어 또 다시 분단을 극복하고자 지난한 투쟁을 해야 하는 운명에 처했다.
북은 논의에서 제외하더라도 남을 점령한 미군은 독립운동을 했던 지도자들이 새로운 나라를 건설할 수 있도록 협조와 지지를 해야 함에도 거꾸로 일제에 빌붙어 민족을 배반하고 부귀영화를 누린 친일세력들에게 또 다시 지배세력의 기득권을 부여하였다. 이것은 그들에게 면죄부를 줌과 동시에 눈엣가시인 항일 독립운동가들을 탄압해도 좋다는 구실을 안겨주었다.
요새 장안에는 일제강점기 때 친일세력을 처단하는 것을 배경으로 만든 ‘암살’이라는 영화가 화제다. 개봉한 지 채 한 달이 안 되었지만 8월 15일이면 천만 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영화가 울림을 얻은 것은 아마도 광복 70돌을 맞이하여 제대로 청산되지 않은 친일세력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아쉬움을 시의적절하게 대변한 때문이 아닌가 한다.
우리는 종종 프랑스의 과거 청산을 부러워한다. 2차 대전이 끝나고 정권을 잡은 드골은 나치에 협력하고 부역했던 관료, 언론인, 예술인 등 지식인들을 철저히 색출하여 처단함으로써 조국을 배신한 자들이 어떤 처벌을 받았는가에 대한 일벌백계의 본보기를 보여주었다.
남북으로 분단된 한반도의 비극은 어떤 식으로든 다시 하나된 나라로 되어야 할 운명이었고, 그것은 결국 1950년 6월에 일어난 전면적인 전쟁이라는 비극을 낳았다. 전쟁을 전후로 하여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은 그저 적에게 동조할 것이라는 이유로 아무런 법적 절차도 없이 수십 만 명의 민간인들을 집단학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민간인 학살을 주도했던 세력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일제강점기 때 주로 친일을 했던 앞잡이들이었다. 그들은 반공을 앞세운 친미의 가면 아래,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과 가족, 그리고 재산까지 바쳐 투쟁했던 항일 독립운동가들을 대부분 ‘빨갱이’로 몰아 철저하게 탄압했다. 운좋게 살아남은 가족들조차 ‘빨갱이 자식’이라는 주홍글씨를 가슴에 안고서 일평생을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비참한 삶을 감내해야 했다.
당시 이승만정권이 저지른 민간인학살의 악행은 우리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국민들은 아직도 거의 모르고 있다. 친일 기득권 세력은 일제 식민지배에서 그들의 과오를 은폐해주는 것은 물론 또 다시 출세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에 전시 민간인 학살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이런 만행에 대해 일반 국민들은 관심을 가지거나 알 수도 없었고, 알아도 입을 벙긋하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숨기고 왜곡하고 억눌렀다.
이제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여 우리는 잘못 꿰여지고 숨겨진 현대사의 첫 단추를 그대로 두고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 결코 아니 될 일이다. 그런 일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우리의 미래는 없다.
정부는 우선적으로 수많은 과거사의 아픔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대안을 마련함으로써 국민대통합과 화합을 이루어내야 한다. 또한 70년의 분단과 이어진 전쟁으로 인한 상흔을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통해 극복하고 나아가 평화적 통일로 이어지는 대전환의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해방 70주년은 우리에게 기쁨과 희망이다. 이제 과거라는 거울을 통해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꿈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본다. 7천만 온 겨레가 하나가 되어 두둥실 어깨 춤추는 꿈이 현실이 되기를 소망한다.
출처 [조동문 칼럼] 친일파들이 앞장선 민간인 학살, 더 방치할 수 없다
[민중의소리] 조동문(한국전쟁유족회 전 사무국장) | 최종업데이트 2015-08-14 09:35:24
올해 8.15는 광복 70주년이다. 이날은 우리 민족이 일제 36년 식민지배로부터 벗어난 뜻 깊은 날이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쟁취한 해방이 아니었기에 이후 기나긴 질곡의 현대사를 직면해야 했다. 광복의 기쁨을 어찌 외면할 수 있으랴마는 그래도 우리는 이 시점에서 해방 이후 겪어왔던 지난 70년의 고난의 역사에 대해 좀 더 뼈저린 반성과 냉정한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지난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에서 추진하다 미완의 상태로 중단된 과거 청산을 제대로 마무리하고, 그 힘을 모아 외세에 의해 분단된 70년의 고리를 우리 민족의 힘으로 과감하게 끊고 평화적 통일로 나아가는 이정표를 세워야 한다.
2차 대전 후 잘못 꿰어진 현대사의 첫 단추
우리가 겪어야 했던 오욕의 현대사는 첫 단추부터 잘못 꿰여진 연유로부터 시작된다. 2차 대전의 전승국인 미국과 소련이 한반도를 일제로부터 빼앗은 전리품으로 간주, 우리의 의사와는 전혀 무관하게 38선을 경계로 하여 남에는 미군이, 북에는 소련군이 진주했다. 그리곤 각각 체제와 이념이 다른 정부를 세웠고 그로 인해 우리 민족은 일제 강점기에 이어 또 다시 분단을 극복하고자 지난한 투쟁을 해야 하는 운명에 처했다.
북은 논의에서 제외하더라도 남을 점령한 미군은 독립운동을 했던 지도자들이 새로운 나라를 건설할 수 있도록 협조와 지지를 해야 함에도 거꾸로 일제에 빌붙어 민족을 배반하고 부귀영화를 누린 친일세력들에게 또 다시 지배세력의 기득권을 부여하였다. 이것은 그들에게 면죄부를 줌과 동시에 눈엣가시인 항일 독립운동가들을 탄압해도 좋다는 구실을 안겨주었다.
▲ 영화 '암살' ⓒ스틸컷
요새 장안에는 일제강점기 때 친일세력을 처단하는 것을 배경으로 만든 ‘암살’이라는 영화가 화제다. 개봉한 지 채 한 달이 안 되었지만 8월 15일이면 천만 명 이상의 관객이 관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영화가 울림을 얻은 것은 아마도 광복 70돌을 맞이하여 제대로 청산되지 않은 친일세력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아쉬움을 시의적절하게 대변한 때문이 아닌가 한다.
우리는 종종 프랑스의 과거 청산을 부러워한다. 2차 대전이 끝나고 정권을 잡은 드골은 나치에 협력하고 부역했던 관료, 언론인, 예술인 등 지식인들을 철저히 색출하여 처단함으로써 조국을 배신한 자들이 어떤 처벌을 받았는가에 대한 일벌백계의 본보기를 보여주었다.
남북으로 분단된 한반도의 비극은 어떤 식으로든 다시 하나된 나라로 되어야 할 운명이었고, 그것은 결국 1950년 6월에 일어난 전면적인 전쟁이라는 비극을 낳았다. 전쟁을 전후로 하여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은 그저 적에게 동조할 것이라는 이유로 아무런 법적 절차도 없이 수십 만 명의 민간인들을 집단학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반역자들이 앞장선 민간인 학살
민간인 학살을 주도했던 세력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일제강점기 때 주로 친일을 했던 앞잡이들이었다. 그들은 반공을 앞세운 친미의 가면 아래,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과 가족, 그리고 재산까지 바쳐 투쟁했던 항일 독립운동가들을 대부분 ‘빨갱이’로 몰아 철저하게 탄압했다. 운좋게 살아남은 가족들조차 ‘빨갱이 자식’이라는 주홍글씨를 가슴에 안고서 일평생을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비참한 삶을 감내해야 했다.
당시 이승만정권이 저지른 민간인학살의 악행은 우리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국민들은 아직도 거의 모르고 있다. 친일 기득권 세력은 일제 식민지배에서 그들의 과오를 은폐해주는 것은 물론 또 다시 출세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에 전시 민간인 학살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이런 만행에 대해 일반 국민들은 관심을 가지거나 알 수도 없었고, 알아도 입을 벙긋하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숨기고 왜곡하고 억눌렀다.
▲ 민간인 학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레드 툼'의 한 장면. ⓒ민중의소리
이제 광복 70주년을 맞이하여 우리는 잘못 꿰여지고 숨겨진 현대사의 첫 단추를 그대로 두고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 결코 아니 될 일이다. 그런 일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우리의 미래는 없다.
정부는 우선적으로 수많은 과거사의 아픔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대안을 마련함으로써 국민대통합과 화합을 이루어내야 한다. 또한 70년의 분단과 이어진 전쟁으로 인한 상흔을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통해 극복하고 나아가 평화적 통일로 이어지는 대전환의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해방 70주년은 우리에게 기쁨과 희망이다. 이제 과거라는 거울을 통해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꿈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본다. 7천만 온 겨레가 하나가 되어 두둥실 어깨 춤추는 꿈이 현실이 되기를 소망한다.
출처 [조동문 칼럼] 친일파들이 앞장선 민간인 학살, 더 방치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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