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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설립자 친일행각, 학교 지키려는 고육지책”

동덕여대 “설립자 친일행각, 학교 지키려는 고육지책”
“동덕여대 설립자 친일미화” 재학생들 주장에 학교 측 반박
[민중의소리] 허수영 기자 | 최종업데이트 2015-09-15 13:58:09


설립자의 친일행적을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동덕여대 교양과목 교재의 표지 ⓒ제공: 동덕여대 총학생회

동덕여대 학생들이 필수교양수업에서 설립자로 알려진 조동식(1887~1969)의 친일행적을 미화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학교 측이 반박에 나섰다.

동덕여대는 14일 김낙훈 총장 명의로 담화문을 발표하고 “불만을 품은 일부 구성원들이 왜곡된 사실들을 외부 언론에 제보해 학내혼란을 조장하고 학교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 없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담화문은 “춘강선생(조동식의 호)은 해방 후 백범 김구선생 귀국 환영대회 대회장을 맡을 만큼 신망 받는 민족의 어른”이라며 “우리 동덕뿐만 아니라 성균관대, 상명대, 숙명여대 등 이 땅의 수많은 학교를 설립하거나 경영하는데 도움을 준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제 말엽, 그 폭정의 시기를 거쳐 온 이 땅의 모든 학교 경영자들이 오늘날 친일파라는 낙인이 찍힌 것을 무엇을 의미하겠는가”며 “모든 문교행정이 조선총독부 손아귀에 있는 시기에 학교를 지키려는 고육지책이 결국 친일행각이 된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조동식은 1908년 동덕여자의숙을, 1950년 동덕여대를 설립해 운영했다. 그는 1930년대 후반부터 1945년까지 조선지원병제도제정축하회, 국민정신총동원조선연맹, 임전대책협의회, 조선임전보국단 등의 단체에 발기인, 참사 등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 등에 일제의 태평양 전쟁을 지지하고 적극적 협력을 촉구하는 글을 다수 기고했다. 이 때문에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 수록자 명단의 교육·학술 부문,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 705인 명단에 포함됐다.

동덕여대는 2015년 1학기부터 신입생을 대상으로 ‘동덕인성교육’을 교양필수 과목으로 듣게 하고 있으며 강연내용에 대한 소감문을 제출해야 출석이 인정된다. 이 과목 강연내용 중 조동식의 친일행적을 미화하는 내용이 있다고 재학생들이 주장하고 있다.

이 과목의 교재로 쓰이는 ‘동덕의 역사와 정신’에서는 조동식의 일제 강점기 행적을 “일제 말기 대부분의 교육자들은 신변의 위험이 없을 정도인 최저한도의 타협선상에 머물러 교단을 지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신의 신조를 학생들에게 비치곤 했다. 춘강선생도 그러했다.” 등으로 표현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강생은 “학교나 설립자에 대해 잘 모르고 강연을 들었을 때는 ‘정말 훌륭한 분이구나’란 느낌을 받고 소감문에도 그렇게 적었는데 나중에 친일전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화가 났다”고 밝혔다.

동덕여대는 과거 조동식의 아들과 며느리가 차례로 이사장에 올랐으며 현재는 손자 조원영(66)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조씨는 앞서 2003년 교육부 감사에서 비리 및 횡령 혐의가 발견돼 사임했지만 올해 8월 이사장에 선임됐다.


출처  동덕여대 “설립자 친일행각, 학교 지키려는 고육지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