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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순 “고대영 KBS 사장후보 선임, 청와대서 개입”

강동순 “고대영 KBS 사장후보 선임, 청와대서 개입”
김성우 홍보수석, 이인호 이사장에 전화로 요청” 폭로
“여당 추천 이사 7표, 대통령이 결정”…청선 “금시초문”

[경향신문] 임아영·이용욱 기자 l 입력 : 2015-11-13 20:51:24 | 수정 : 2015-11-13 22:07:41


청와대 김성우 홍보수석이 KBS 이인호 이사장과 이사에게 전화를 걸어 KBS 사장 후보로 선임된 고대영 전 보도본부장을 ‘청와대 지명 후보로 검토해달라’고 말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 강동순 전 KBS 감사 _ 고대영 KBS 사장 후보


KBS 사장 공모에 지원해 최종 5인 후보에 포함됐던 강동순 전 KBS 감사는 13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추석 연휴 때 청와대 수석이 KBS 이사회 2명에게 전화를 걸어 고대영 씨를 후보로 검토해달라고 했다고 소문이 파다했다”며 “수석이 전화했느냐고 물어보면 안 했다고 할 것이고 (전화 받은) 사람도 전화 받았느냐고 하면 안 받았다고 하겠지”라고 말했다.

인터넷 탐사보도 전문매체인 ‘뉴스타파’도 이날 강 전 감사가 “청와대 김 수석이 이인호 이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고대영 씨가 (청와대 지명 후보로) 내려가는 경우를 검토해달라고 했고 이인호 이사장이 (청와대 수석에게) 전화 받았다는 것을 누구한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강 전 감사는 “지금 절차상으로는 이사회 거쳐서 청문회 거쳐서 그다음에 대통령이 사인하게 돼 있지만 이건 형식 논리고 맨 마지막 단계에서 7표(여당 추천 이사)를 몰아준 사람은 VIP, 대통령이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강 전 감사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달 21일 야당 이사들이 1차 투표 당시 퇴장했을 때는 여당 이사 7명이 1인 2표씩 14표를 가졌고 고대영 씨와 내가 5표씩 나왔다”며 “그런데 26일에는 여당 이사 7표(1인 1표)가 한쪽으로 쏠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경로에 있는 사람들이 책임 있는 이사 한 명에게 ‘누구다.’ 하면 되는 거지”라며 “이사들이 단독으로 결정한다고 볼 수 없고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고 보는 게 상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2년 방송 4사 연대 파업할 때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도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며 “어떤 정부에든 방송은 선거 때 이용해 먹을 수 있는 ‘잘 드는 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권에서 방송을 중립지대에 가져다 놓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제발 정치권에서 정권이 쓰는 칼로 (방송을) 쓰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전국언론노조는 성명을 내고 “고대영 씨의 KBS 사장 입성은 ‘김모 수석’의 전화 한 통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라며 오는 16일 예정된 고대영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언론노조는 “사실 보도조차 가로막으며 공정성을 훼손하고 KBS 구성원들로부터 불신임당한 인사가 어떻게 KBS 사장 후보자 자리에 올라 곧 인사청문회를 앞두게 되었는지 분명해지는 순간”이라며 “ ‘김모 수석’이 누구의 지시를 받아 KBS 이인호 이사장에게 고대영 선임을 주문했는지, 이인호 이사장은 이 주문을 이사회의 정부·여당 추천 이사들에게 어떻게 전달했는지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금시초문이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청와대가 방송사 사장 선임에 개입하느냐”고 말했다.


출처  강동순 “고대영 KBS 사장후보 선임, 청와대서 개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