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원 받고 아들 죽음 ‘쉬쉬’…‘삼성 노조원’ 부친 체포
무노조 경영 맞서다 스스로 목숨 끊은 아들 염호석씨
“노조장으로 치러달라” 유언했지만
삼성돈 6억 원 받고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러
시신 탈취 막은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 지회장 재판 때
“삼성 관계자와 만난 적도 없다”고 거짓 진술한 혐의
[한겨레] 김양진 기자 | 등록 : 2018-06-28 17:21 | 수정 : 2018-06-28 18:36
삼성의 ‘무노조 경영’ 횡포에 맞서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삼성 노조원’ 염호석(당시 34세) 씨의 부친 염 아무개 씨가 검찰에 체포됐다. 염 씨는 ‘노조장으로 치러달라’는 호석 씨의 유언과 반대로 삼성으로부터 6억여 원을 받고 ‘가족장’으로 조용히 장례를 치렀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성훈)은 28일 염 씨를 경남 양산에서 위증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염 씨는 검찰의 수차례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고 도주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염 씨는 노조장이 가족장으로 바뀌면서 호석 씨의 시신이 빼돌려질 때 이를 막아나서다 장례방해 및 특수공무집행방해로 구속기소 된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지회장의 재판에 나와 “삼성 관계자와 만난 적이 없다”, “돈을 받지 않았다”고 거짓 진술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염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형이 확정된 나 지회장은 재심청구를 준비 중이다.
검찰 조사 결과, 염 씨는 돈 때문에 이혼한 부인 등 다른 가족들과 상의도 하지 않고 삼성의 요구대로 죽은 아들의 장례를 노조장 대신 가족장으로 치렀다. 염 씨는 아들이 다섯 살 때 전 부인과 이혼했고, 호석 씨는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고 한다. 당시 삼성은 호석 씨 유언대로 노조장을 치를 경우 삼성의 조직적인 노조 탄압으로 호석 씨가 사망에 이르게 된 사실관계가 밝혀지고, 이후 노조가 결집해 사회 이슈화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거액을 들여 염 씨를 적극적으로 회유했던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염 씨는 아들 호석 씨의 시신이 발견된 바로 다음 날인 2014년 5월 18일 오전 10시 최 아무개(구속기소) 삼성전자서비스 전무 등과 만나 ‘장례 전 3억 원, 장례 뒤 3억 원 등 모두 6억 원을 받는 조건’으로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합의했다. 같은 날 오후 3시 염 씨는 노조 쪽에 ‘부산에서 가족장을 치르겠다’고 통보하고, 오후 8시 경찰의 도움을 받아 시신을 탈취해 병원 밖으로 빼돌렸다. 그다음 날 염 씨는 부산의 한 병원으로 시신을 찾아온 전 부인과 노조원들을 따돌리고 시신을 다른 병원으로 몰래 옮긴 뒤 5월 20일 밀양에 있는 한 화장장에서 서둘러 화장했다.
당시 호석 씨는 ‘더 이상 누구의 희생도 아픔도 보질 못하겠으며 조합원들의 힘든 모습도 보지 못하겠기에 절 바칩니다. 저 하나로 인해 지회의 승리를 기원합니다. 저의 시신을 찾게 되면 우리 지회가 승리할 때까지 안치해 주십시오. 저희가 승리하는 그 날 화장하여 이곳에 뿌려주세요.’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출처 [단독] 6억원 받고 아들 죽음 ‘쉬쉬’…‘삼성 노조원’ 부친 체포
무노조 경영 맞서다 스스로 목숨 끊은 아들 염호석씨
“노조장으로 치러달라” 유언했지만
삼성돈 6억 원 받고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러
시신 탈취 막은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 지회장 재판 때
“삼성 관계자와 만난 적도 없다”고 거짓 진술한 혐의
[한겨레] 김양진 기자 | 등록 : 2018-06-28 17:21 | 수정 : 2018-06-28 18:36
▲ 곽형수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대표수석부지회장(왼쪽)과 조병훈 대표사무장이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사무실에서 각각 故 염호석, 故 최종범 조합원의 영정사진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성광 기자
삼성의 ‘무노조 경영’ 횡포에 맞서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삼성 노조원’ 염호석(당시 34세) 씨의 부친 염 아무개 씨가 검찰에 체포됐다. 염 씨는 ‘노조장으로 치러달라’는 호석 씨의 유언과 반대로 삼성으로부터 6억여 원을 받고 ‘가족장’으로 조용히 장례를 치렀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성훈)은 28일 염 씨를 경남 양산에서 위증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염 씨는 검찰의 수차례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고 도주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염 씨는 노조장이 가족장으로 바뀌면서 호석 씨의 시신이 빼돌려질 때 이를 막아나서다 장례방해 및 특수공무집행방해로 구속기소 된 나두식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지회장의 재판에 나와 “삼성 관계자와 만난 적이 없다”, “돈을 받지 않았다”고 거짓 진술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염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형이 확정된 나 지회장은 재심청구를 준비 중이다.
검찰 조사 결과, 염 씨는 돈 때문에 이혼한 부인 등 다른 가족들과 상의도 하지 않고 삼성의 요구대로 죽은 아들의 장례를 노조장 대신 가족장으로 치렀다. 염 씨는 아들이 다섯 살 때 전 부인과 이혼했고, 호석 씨는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고 한다. 당시 삼성은 호석 씨 유언대로 노조장을 치를 경우 삼성의 조직적인 노조 탄압으로 호석 씨가 사망에 이르게 된 사실관계가 밝혀지고, 이후 노조가 결집해 사회 이슈화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거액을 들여 염 씨를 적극적으로 회유했던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염 씨는 아들 호석 씨의 시신이 발견된 바로 다음 날인 2014년 5월 18일 오전 10시 최 아무개(구속기소) 삼성전자서비스 전무 등과 만나 ‘장례 전 3억 원, 장례 뒤 3억 원 등 모두 6억 원을 받는 조건’으로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합의했다. 같은 날 오후 3시 염 씨는 노조 쪽에 ‘부산에서 가족장을 치르겠다’고 통보하고, 오후 8시 경찰의 도움을 받아 시신을 탈취해 병원 밖으로 빼돌렸다. 그다음 날 염 씨는 부산의 한 병원으로 시신을 찾아온 전 부인과 노조원들을 따돌리고 시신을 다른 병원으로 몰래 옮긴 뒤 5월 20일 밀양에 있는 한 화장장에서 서둘러 화장했다.
당시 호석 씨는 ‘더 이상 누구의 희생도 아픔도 보질 못하겠으며 조합원들의 힘든 모습도 보지 못하겠기에 절 바칩니다. 저 하나로 인해 지회의 승리를 기원합니다. 저의 시신을 찾게 되면 우리 지회가 승리할 때까지 안치해 주십시오. 저희가 승리하는 그 날 화장하여 이곳에 뿌려주세요.’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출처 [단독] 6억원 받고 아들 죽음 ‘쉬쉬’…‘삼성 노조원’ 부친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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