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평 미만 공간서 8명…전기·식당 노동자 휴게실도 개선해야”
서울대 학생들·시민사회단체·정치인 등 모여
지난달 사망한 청소노동자 휴게실 뿐만 아니라
기계·전기, 식당 노동자 휴게실까지 전면개선 요구
서울대 쪽 “지적 반영해 개선 조처하겠다”
[한겨레] 이유진 기자 | 등록 : 2019-09-17 14:47 | 수정 : 2019-09-17 14:50
지난달 폭염 속 사망자가 나온 서울대 청소노동자 휴게실뿐 아니라 기계·전기, 식당 등 다른 학내 노동자들의 휴게실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대 학생모임인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과 서울대 총학생회, 서울대 민주화교수협의회 등 48개 단체는 17일 오전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지난달 고용노동부 실태조사 이후 학교 당국이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휴게실 개선 계획서가 지상층 이전, 냉난방시설 설치 등 진전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사망 사건이 발생한 청소노동자 휴게실에 한정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이 계획안은 여전히 열악한 노동 환경에 처해 있는 다른 학내 노동자들의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며 “학교는 모든 노동자에게 인간다운 근무 환경을 보장하는 포괄적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임민형 민주노총 전국일반연맹 서울일반노조 서울대 기계·전기분회 분회장은 “휴게실이 근무지와 떨어져 있지 않고 한 공간에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더구나 기계·전기 노동자들의 근무지는 모두 지하에 있고 대형 보일러 등에서 소음도 크게 발생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학내 식당에서 일하는 생활협동조합 노동자들의 경우, 9.9㎡(3평)가 안 되는 공간에서 8명이 쉬어야 하고 땀으로 범벅이 돼도 이를 식힐 수 있는 냉방 시설이라곤 조그마한 선풍기 한 대가 전부라는 호소가 이어졌다.
이날 회견에선 서울대 교수와 정치인들의 반성과 연대의 목소리도 나왔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청소노동자 사망 소식을 들으며 결국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왜 미리 이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하려고 노력하지 못했는지 자책했다”고 말했다.
여영국 정의당 의원은 “(이번 사건으로) 가장 평등하고 교육적이어야 할 학교 현장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불평등한 구조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며 대학 시설·경비 노동자들의 휴게공간 마련을 올해 국정감사의 주된 의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지난달 15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서울대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과 학교의 사과를 요구하는 서명운동 최종 결과도 발표됐다. 서명운동에는 학부생과 대학원생 7845명, 교수·강사 153명을 포함해 모두 1만4677명이 참여했다.
정치권에서는 정의당 의원 6명 전원과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국회의원 11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등 189개 단체도 이름을 올렸다. 서명 결과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학교에 전달됐다.
서울대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앞서 고용노동부가 폐쇄·이동 또는 시설 개선을 권고한 청소노동자 휴게실 16곳에 대해서는 올해 안에 개선을 완료할 예정”이라며 “나머지 청소노동자 휴게실 120여곳도 지상층 이전, 냉난방시설 설치를 대원칙으로 삼아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계·전기 노동자 휴게실도 즉각 조처에 들어가서 올해 안에 개선을 마무리하고, 생협 노동자들의 경우 별도 법인이긴 하지만 기계·전기 노동자와 같은 연장 선상에서 즉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출처 “3평 미만 공간서 8명 빽빽…서울대 전기·식당 노동자 휴게실도 개선해야”
서울대 학생들·시민사회단체·정치인 등 모여
지난달 사망한 청소노동자 휴게실 뿐만 아니라
기계·전기, 식당 노동자 휴게실까지 전면개선 요구
서울대 쪽 “지적 반영해 개선 조처하겠다”
[한겨레] 이유진 기자 | 등록 : 2019-09-17 14:47 | 수정 : 2019-09-17 14:50
▲ 서울대 학생모임인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과 서울대 총학생회, 서울대 민주화교수협의회 등 단체 관계자와 서울대 청소노동자 등이 17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기자회견 열어 휴게실 전면 개선과 학교 당국의 책임 인정 및 사과,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교내를 행진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지난달 폭염 속 사망자가 나온 서울대 청소노동자 휴게실뿐 아니라 기계·전기, 식당 등 다른 학내 노동자들의 휴게실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대 학생모임인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과 서울대 총학생회, 서울대 민주화교수협의회 등 48개 단체는 17일 오전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지난달 고용노동부 실태조사 이후 학교 당국이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휴게실 개선 계획서가 지상층 이전, 냉난방시설 설치 등 진전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사망 사건이 발생한 청소노동자 휴게실에 한정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이 계획안은 여전히 열악한 노동 환경에 처해 있는 다른 학내 노동자들의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며 “학교는 모든 노동자에게 인간다운 근무 환경을 보장하는 포괄적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 서울대학교 기계·전기 노동자들이 24시간 격일 근무로 취침하는 휴식공간. 소음에 그대로 노출되는 비좁은 공간이다. 사진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제공
▲ 서울대학교 기계·전기 노동자들의 근무지이자 휴식공간. 창문 너머가 바로 휴식공간이다. 사진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제공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임민형 민주노총 전국일반연맹 서울일반노조 서울대 기계·전기분회 분회장은 “휴게실이 근무지와 떨어져 있지 않고 한 공간에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더구나 기계·전기 노동자들의 근무지는 모두 지하에 있고 대형 보일러 등에서 소음도 크게 발생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학내 식당에서 일하는 생활협동조합 노동자들의 경우, 9.9㎡(3평)가 안 되는 공간에서 8명이 쉬어야 하고 땀으로 범벅이 돼도 이를 식힐 수 있는 냉방 시설이라곤 조그마한 선풍기 한 대가 전부라는 호소가 이어졌다.
이날 회견에선 서울대 교수와 정치인들의 반성과 연대의 목소리도 나왔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청소노동자 사망 소식을 들으며 결국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왜 미리 이 문제를 지적하고 개선하려고 노력하지 못했는지 자책했다”고 말했다.
여영국 정의당 의원은 “(이번 사건으로) 가장 평등하고 교육적이어야 할 학교 현장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불평등한 구조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며 대학 시설·경비 노동자들의 휴게공간 마련을 올해 국정감사의 주된 의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지난달 15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서울대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과 학교의 사과를 요구하는 서명운동 최종 결과도 발표됐다. 서명운동에는 학부생과 대학원생 7845명, 교수·강사 153명을 포함해 모두 1만4677명이 참여했다.
정치권에서는 정의당 의원 6명 전원과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국회의원 11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등 189개 단체도 이름을 올렸다. 서명 결과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학교에 전달됐다.
서울대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앞서 고용노동부가 폐쇄·이동 또는 시설 개선을 권고한 청소노동자 휴게실 16곳에 대해서는 올해 안에 개선을 완료할 예정”이라며 “나머지 청소노동자 휴게실 120여곳도 지상층 이전, 냉난방시설 설치를 대원칙으로 삼아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계·전기 노동자 휴게실도 즉각 조처에 들어가서 올해 안에 개선을 마무리하고, 생협 노동자들의 경우 별도 법인이긴 하지만 기계·전기 노동자와 같은 연장 선상에서 즉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출처 “3평 미만 공간서 8명 빽빽…서울대 전기·식당 노동자 휴게실도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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