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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의 ‘대국민 사과’ 진정성 없는 이유

삼성 이재용의 ‘대국민 사과’ 진정성 없는 이유
‘호평’ 쏟아낸 보수언론과 경제매체.. 김기식 “삼성 광고의 힘”
[고발뉴스닷컴] 김미란 기자 | 승인 : 2020.05.07 11:09:02 | 수정 : 2020.05.07 11:30:45


▲ 이재용(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입장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김기식 더미래연구소 정책위원장(前 금감원장)은 이재용(삼성전자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 “역대 사과 중 가장 구체성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7일 KBS1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병철, 이건희, 이재용까지 삼성 오너 일가가 사법처리에 직면했을 때 사과한 게 총 6번”이라 되짚고는 “역대 사과문 중에서 이렇게 아무 현실적 구체성 없이 이루어진 사과문은 처음 본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할아버지 이병철 회장은 1966년 이른바 ‘사카린 밀수 사건’을 사과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또 아버지 이건희 회장은 1996년 ‘노태우 비자금 사건’, 2003년 ‘대선자금 사건’, 2008년 김용철 변호사가 폭로한 ‘삼성 비자금 사건’ 때 대국민 사과를 한 바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박근혜 탄핵 이후 ‘뇌물 사건’으로 대국민 사과를 한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재용의 ‘알맹이 빠진’ 이번 사과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와 관련해 구체적인 이야기를 했다가 잘못하면 오히려 사법처리를 받을 수 있다는 고려 때문 아니겠냐”고 의심했다.

그럼에도 보수언론을 비롯한 경제매체가 이재용의 대국민 사과를 ‘4세 경영 포기’, ‘무노조 경영 종식 선언’이라 높이평가한 데 대해 김 위원장은 “삼성 광고의 힘”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재용의 대국민 사과문은) 삼성 전략팀에서 전략적으로 고려된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사과문에) 구체적인 내용이 없기 때문에 (삼성이) 기사의 제목을 뽑아주는 서비스를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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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이 “자식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한 데 대해 김 위원장은 “20~30년 뒤 일을 누가 장담할 수 있나. (6번의 사과 중) 지금까지 지켜진 게 있나”라고 반문하고는, 역대 삼성 오너 일가의 ‘말 뿐인’ 사과에 대해 조목조목 짚었다.

그는 “이병철 회장이 ‘사카린 밀수 사건’으로 퇴진하고 2년 만에 복귀했다. 이건희 회장이 구조조정본부 없앤다고 하더니 다시 전략기획실을 만들었고, 전략기획실 없앤다고 하더니 그게 다시 미래전략실로 부활됐다”고 되짚었다.

이어 “더 중요하게는 ‘대선자금 사건’ 때, 이건희 회장이 8천억에 가까운 돈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했다. 삼성 특검 때 차명계좌가 나오니까 차명 계좌로 얻은 이익은 다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그 선언을 기억하는 국민들이 있나”라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그러니까 퇴진했다가 불과 2년 뒤에 복귀하고, 사회에 재산을 환원하겠다고 해놓고 집행하지 않는 일이 반복되어 온 것”이라며 “30년 뒤에 자식한테 물려줄지 말지에 대해 언급하는 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경영권 승계 안 한다’는 이재용의 발언은 “삼성다운 언론플레이”라고 비판했다.

▲ 이재용(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마친 후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기식 위원장은 삼성이 사과의 진정성을 보이려면 최소한 이재용의 최측근이자 삼성전자 사업지원 TF의 수장인 정윤호 사장의 거취 문제도 언급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전략실이 해체됐다고는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최측근인 정윤호 사장이 삼성전자의 사업지원 TF장으로 사실상 미래전략실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본인의 거취뿐만 아니라 정윤호 사장의 퇴진이나 사실상 미래전략실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 대한 엄중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검찰 수사를 언급하고는 “정윤호 사장이 TF장으로 있는 사업지원 TF에서 분식 회계를 하도록 했고, 또 하나 제일 중요한 것은 각종 증거인멸행위가 발생했는데 그 증거인멸행위를 거기서 주도했다고 하는 게 검찰 수사 결과 확인됐고, 유죄 받은 일부 직원도 있다”며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윤호 사장에 대한) 아무런 조치를 내놓지 않은 것”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용이) ‘앞으로 위법행위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위법행위를 숨기기 위한 증거인멸행위를 한 것에 대해 아무런 사과도 없을 뿐 아니라, 그 증거인멸행위를 주도한 조직, 그 책임자에 대해서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앞으로 (위법행위) 안 하겠다’는 것은 ‘더 잘 숨기겠다’, ‘안 걸리겠다’는 뜻인 거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출처  삼성 이재용의 ‘대국민 사과’ 진정성 없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