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이버사, 미·중 등 교민 많은 나라 집중 공략
국방부 납품업체 소유의 특정ID로 해외 사이트서 활동
북한 비판·야당 종북 매도 글… 교민들 “쓰레기 퍼날라”
[경향신문] 이효상·조형국 기자 | 입력 : 2013-10-29 06:00:11 | 수정 : 2013-10-29 08:42:54
국군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이 해외에서 댓글 활동을 펼친 것으로 추정되는 것은 경향신문 취재 결과 현재까지 드러난 것만 14개국 38개 사이트다. 이 중 교포들이 많이 살고 있는 미국의 한인 사이트가 15개로 가장 많다. 대부분의 글이 북한을 비판하거나 한국을 옹호하는 글들이지만 일부는 야당 정치인이나 진보적 국내 인사를 매도하는 글도 있다.
■ 미·중·브라질 한인 사이트에 집중
사이버사 요원들은 특정 대역폭의 인터넷주소(IP)를 이용해 해외 사이트에서 활동했다. 이 대역폭의 인터넷주소는 국방부 납품업체인 ㅈ사가 보유하고 있다. 이들 주소는 4자리로 구성된 인터넷주소 중 앞 3자리가 ‘61.14.×××.…’로 시작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마지막 자리(…부분)는 ‘209’부터 ‘221’까지 변화한다. 이 중 ‘215’인 인터넷주소는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서 활동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이버사 요원의 계정 8개가 함께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이버사 요원으로 추정되는 아이디들은 해외 사이트에서 마지막 자리만 변화된 인터넷주소 7개로 글을 작성했다. 사이버사 요원들은 또 복수의 사이트에 글을 중복게재하면서 글의 내용을 그대로 복사하기도 했다.
사이버사 요원들의 활동 정황은 미국 소재 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발견됐다. 미국 각지에 퍼져 있는 재미교포들을 대상으로 한 주요 사이트 외에도 샌디에이고, 보스턴, 뉴저지, 시애틀 등 각 주별 한인회 사이트 9곳에서도 활동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 중남부 교민을 대상으로 한 사이트 ‘뉴스코리아’에는 사이버사 요원으로 추정되는 글만 150여건 올라왔다. 미국 내 교민들의 구인·구직 정보가 올라오는 사이트 ‘워킹유에스’와, 샌디에이고주의 한국인 친목사이트 ‘에스디사람’에서도 각각 102건과 84건의 글이 발견됐다.
최근 교류 활성화로 교민 수가 증가한 브라질이나 중국에서도 비슷한 양상의 글이 다수 발견됐다. 브라질 사이트 ‘남미로’에서는 단일 사이트에서 가장 많은 숫자인 430건의 글이 올라왔다. 중국 사이트 ‘온바오’에도 사이버사 요원들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 95건이 발견됐다.
프랑스 사이트 ‘파리지성’,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교민신문’, 독일에 서버를 두고 있는 ‘교포신문’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유사한 글들이 발견됐다.
■ 야당 의원, 공지영 작가 비판 글도
사이버사 요원들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들의 주요 주제는 북한 체제와 실상에 대한 비방이다. 2011년 1월11일 ‘워킹유에스’에는 ‘어이없는 뚱띵이들의 반란’이라는 제목으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를 비방하는 글이 작성됐다.
한국을 홍보하거나 이명박 정권의 업적을 칭송하는 글도 다수다. 2011년 ‘에스디사람’ 사이트에는 ‘이명박 대통령 유럽 순방에 대한 평가’나 ‘이 대통령 미국 국빈방문으로 코리아 위상 격상’ 같은 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일부 글들은 특정 정당을 비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6월 ‘뉴스코리아’에 올라온 ‘수령님의 넓은 품 안으로~’라는 제목의 글은 민주당 임수경 의원을 비방하는 만화를 게재했다. 해당 만화는 임 의원이 대학생이던 1989년 방북해 김일성 북한 주석과 포옹하는 그림과 임 의원이 탈북자 청년에게 막말을 하는 장면을 함께 묘사하고 있다.
2011년 1월25일 ‘남미로’에 게시된 글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반대하는 야당을 ‘친북세력’과 묶어 비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3월 ‘워킹유에스’에 올라온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말바꾸는 정치인들’이라는 제목의 글은 천정배, 손학규, 정동영, 김진표, 유시민 등 야권 유력 정치인들의 FTA에 대한 입장 변화를 조롱하는 동영상을 게재했다.
지난해 3월 ‘뉴스코리아’에 올라온 ‘두 여자들의 특징’이라는 글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소설가 공지영씨와 ‘고대녀’ 김지윤씨를 조롱하는 만화를 실었다.
진보성향 언론을 비방하는 글도 있었다. 지난해 7월 ‘남미로’에는 ‘미디어오늘’과 ‘한겨레’의 표제를 ‘미디어어눌’ ‘한걸레’로 합성한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들의 활동은 교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태국 소재 사이트 ‘한아시아’에 사이버사 요원들이 작성한 글과 똑같은 내용의 글이 연이어 올라오자 한 이용자는 사이버사 요원으로 추정되는 아이디를 지목하며 “항상 쓰레기만 퍼나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출처 : [단독] 사이버사, 미·중 등 교민 많은 나라 집중 공략
국방부 납품업체 소유의 특정ID로 해외 사이트서 활동
북한 비판·야당 종북 매도 글… 교민들 “쓰레기 퍼날라”
[경향신문] 이효상·조형국 기자 | 입력 : 2013-10-29 06:00:11 | 수정 : 2013-10-29 08:42:54
국군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이 해외에서 댓글 활동을 펼친 것으로 추정되는 것은 경향신문 취재 결과 현재까지 드러난 것만 14개국 38개 사이트다. 이 중 교포들이 많이 살고 있는 미국의 한인 사이트가 15개로 가장 많다. 대부분의 글이 북한을 비판하거나 한국을 옹호하는 글들이지만 일부는 야당 정치인이나 진보적 국내 인사를 매도하는 글도 있다.
■ 미·중·브라질 한인 사이트에 집중
사이버사 요원들은 특정 대역폭의 인터넷주소(IP)를 이용해 해외 사이트에서 활동했다. 이 대역폭의 인터넷주소는 국방부 납품업체인 ㅈ사가 보유하고 있다. 이들 주소는 4자리로 구성된 인터넷주소 중 앞 3자리가 ‘61.14.×××.…’로 시작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마지막 자리(…부분)는 ‘209’부터 ‘221’까지 변화한다. 이 중 ‘215’인 인터넷주소는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서 활동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이버사 요원의 계정 8개가 함께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이버사 요원으로 추정되는 아이디들은 해외 사이트에서 마지막 자리만 변화된 인터넷주소 7개로 글을 작성했다. 사이버사 요원들은 또 복수의 사이트에 글을 중복게재하면서 글의 내용을 그대로 복사하기도 했다.
사이버사 요원들의 활동 정황은 미국 소재 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발견됐다. 미국 각지에 퍼져 있는 재미교포들을 대상으로 한 주요 사이트 외에도 샌디에이고, 보스턴, 뉴저지, 시애틀 등 각 주별 한인회 사이트 9곳에서도 활동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 중남부 교민을 대상으로 한 사이트 ‘뉴스코리아’에는 사이버사 요원으로 추정되는 글만 150여건 올라왔다. 미국 내 교민들의 구인·구직 정보가 올라오는 사이트 ‘워킹유에스’와, 샌디에이고주의 한국인 친목사이트 ‘에스디사람’에서도 각각 102건과 84건의 글이 발견됐다.
최근 교류 활성화로 교민 수가 증가한 브라질이나 중국에서도 비슷한 양상의 글이 다수 발견됐다. 브라질 사이트 ‘남미로’에서는 단일 사이트에서 가장 많은 숫자인 430건의 글이 올라왔다. 중국 사이트 ‘온바오’에도 사이버사 요원들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 95건이 발견됐다.
프랑스 사이트 ‘파리지성’,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교민신문’, 독일에 서버를 두고 있는 ‘교포신문’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유사한 글들이 발견됐다.
▲ 28일 국방부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신경민 의원이 공개한 사이버사령부 직원의 근무시간 트윗 활동 자료가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비치고 있다. | 연합뉴스 |
■ 야당 의원, 공지영 작가 비판 글도
사이버사 요원들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들의 주요 주제는 북한 체제와 실상에 대한 비방이다. 2011년 1월11일 ‘워킹유에스’에는 ‘어이없는 뚱띵이들의 반란’이라는 제목으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를 비방하는 글이 작성됐다.
한국을 홍보하거나 이명박 정권의 업적을 칭송하는 글도 다수다. 2011년 ‘에스디사람’ 사이트에는 ‘이명박 대통령 유럽 순방에 대한 평가’나 ‘이 대통령 미국 국빈방문으로 코리아 위상 격상’ 같은 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일부 글들은 특정 정당을 비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6월 ‘뉴스코리아’에 올라온 ‘수령님의 넓은 품 안으로~’라는 제목의 글은 민주당 임수경 의원을 비방하는 만화를 게재했다. 해당 만화는 임 의원이 대학생이던 1989년 방북해 김일성 북한 주석과 포옹하는 그림과 임 의원이 탈북자 청년에게 막말을 하는 장면을 함께 묘사하고 있다.
2011년 1월25일 ‘남미로’에 게시된 글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반대하는 야당을 ‘친북세력’과 묶어 비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3월 ‘워킹유에스’에 올라온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말바꾸는 정치인들’이라는 제목의 글은 천정배, 손학규, 정동영, 김진표, 유시민 등 야권 유력 정치인들의 FTA에 대한 입장 변화를 조롱하는 동영상을 게재했다.
지난해 3월 ‘뉴스코리아’에 올라온 ‘두 여자들의 특징’이라는 글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소설가 공지영씨와 ‘고대녀’ 김지윤씨를 조롱하는 만화를 실었다.
진보성향 언론을 비방하는 글도 있었다. 지난해 7월 ‘남미로’에는 ‘미디어오늘’과 ‘한겨레’의 표제를 ‘미디어어눌’ ‘한걸레’로 합성한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들의 활동은 교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태국 소재 사이트 ‘한아시아’에 사이버사 요원들이 작성한 글과 똑같은 내용의 글이 연이어 올라오자 한 이용자는 사이버사 요원으로 추정되는 아이디를 지목하며 “항상 쓰레기만 퍼나르고 있다”고 비난했다.
출처 : [단독] 사이버사, 미·중 등 교민 많은 나라 집중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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