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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거리

연봉높은 조인성은 세상에 없습니다. 부자를 동경하지만 그들이 이뤄놓은 재산이 부러울 뿐 그 노력에는 관심없습니다. 유럽여행을 계획하지만 점심값보다 더 비싼 커피를 마시며 늘 돈이 없다고 탄식합니다. 면허를 따고 싶지만 학원은 멀고 일이 바쁘다면서 오늘도 친구와 술 약속을 합니다.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은 부럽지만 아침잠이 많아 새벽반 강의를 듣는 건 불가능합니다. 연애를 꿈꾸지만 화장실 앞에서 핸드백 들고 기다리는 건 남자의 체면이 허락하질 않고 결혼은 좋지만 이상형이 연봉 높은 조인성이다보니 끝이 안보이는 싱글일 수 밖에요.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저 남을 부러워하거나 시기하는 것만으로는, 치밀하게 계획만 세우거나 다음으로 미루기만 해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지금 필요한 건 걱정이 아니라 실행입니다. 부자.. 더보기
우포에 가면 삶이 깊어진다 우포 우포에 가면 삶이 깊어진다. 풀숲 사이로 피어오르는 물안개 때문도 아니고 대지를 붉고 노랗게 물들이며 찬란하게 떠오르는 태양 때문도 아니다. 새벽부터 물질을 하는 어부 역시 까닭은 되지 못한다. 당신, 그 나이를 아는가. 1억 4천만년.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숫자를 나이로 먹고 사는 우포늪. 지구에 인류가 등장하기 훨씬 이전부터 존재했던 자연의 늪. 오로지 내일만 꿈꾸며 살았던 사람들에게 우포늪은 오늘을 꿈꾸라고 말한다. 우주의 영원한 공간 속에 찰나로 존재하는 그대, 미움과 아쉬움과 서글픔은 모두 버리고 여기 거대한 시공 속에 당당히 서라고 이른다. 더 이상 오늘을 버리지 말고 장롱 속에 아껴두었던 옷을 꺼내 입 듯 미련 없이 새 신발을 신고 문밖으로 나가라고 부추긴다. 더보기
가족과의 사랑은 무한리필이 아닙니다 일년에 딱 하루, 생일은 누구와 보내시나요? 지난 여름휴가는 누구와 다녀오셨나요? 올 크리스마스엔 누구와 보낼 계획이신가요? 생일에는 친구들과 어울려 노느라 자정을 넘겨 들어오기 일쑤고 여름휴가는 부모님한테 친구들과 놀러 간다고 거짓말하고는 보란듯 커플티를 입고 제주도 6성급 호텔로 다녀왔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는 친구들과 파자마 파티라는 것도 해보고 올해는 오매불망 꿈꾸던 공연의 티켓오픈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디 그 뿐인가요. 빨간 날을 집에서 보낸다는 것, 그건 젊음을 방치하는 것과 같고 부모님과 휴일을 지낸다는 건 보려는 영화가 모두 매진일 때 어쩔 수 없이 시시한 영화를 봐야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갑작스런 아빠의 간암 말기 판정. 우리 가족에게 허락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 더보기
언제고 찾아들지 모르는 사랑에... 사랑은 책임입니다 사람이 살면서 몇 번쯤 사랑이 찾아 올까요 누군가 그러더군요 사랑은 평생 찾아온다고 언제고 찾아들지 모르는 사랑에 굴복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랑의 힘 책임입니다 더보기
날씨 휴가, 그 발칙한 상상 일년에 몇 번쯤 날씨 휴가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햇살이 너무 좋거나 바람이 몹시 불거나 눈이 많이 내리거나 비가 억수로 오거나 숨이 콱콱 막히게 덥거나 먼지 한 톨까지도 회색이거나 오늘 처럼 가슴시리게 하늘 파란 날 갑자기 어딘가로 가고 싶어지거나 회사가 나오기 싫으면 날씨 휴가 하루 내고 하고픈 데로 하게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더보기
걱정한다고 해결 되나요? 애인이나 배우자가 바람을 피우면 어쩌나 걱정하고 실직하거나 암이라도 덜컥 걸리면 어쩌나 미래를 걱정합니다. 또는 그때 그 돈을 아꼈더라면 지금 이 어려움을 견딜텐데 후회하고, 술자리에서의 실수나 옛 사랑의 부스러기 같은 과거를 걱정합니다. 오늘이라고 예외는 아니어서 심지어 점심은 뭘 먹지? 하면서 고민합니다. 어니 J.첼린스키의 책 에는 우리가 하는 걱정거리의 40%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사건들에 대한 것이고, 30%는 이미 일어난 사건들이며, 22%는 사소한 사건들이고 4%는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사건들에 대한 것들이라고 나와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두통과 스트레스를 견뎌가며 하는 걱정과 근심의 96%가 쓸데없는 시간과 에너지 낭비인 셈이며, 나머지 4%는 어차피 우리가 고민해봤자 해결할 수 없는 사건들.. 더보기
뒷담화 의 장점은 무리 가운데 공공의 적을 생산함으로써 그 외 사람들의 결속력을 급격히 도모해준다는 데 있습니다. 특히 타깃이 직장상사일 경우에는 회식이 따로 필요없을 정도입니다. 메신저와 점심시간 수다는 물론 퇴근 후 술자리를 마련해가며 맹목적인 공격과 비난을 퍼부으며 타도를 외칠테니까요. 처음 그 사람의 공적인 실수를 지적하면서 시작되었던 뒷담화는 출발점에서 아득히 멀어질수록 사적인 인신공격으로 치닫기 일쑤입니다. 뒷담화의 단점은 처음 공공의 적이 제거되고 나면 반드시 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들의 끈끈한 의리와 소속감, 질서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분명한 사실은 그 누구보다 맹렬한 공격을 퍼부었던 당신이 제 2의 공공의 적이 될 확률이 가장 높다는 것입니다. 당당하게 얘기하.. 더보기
어떤 부부 이 땅에서 결혼하지 못하고 결국은 비행기를 타야 했다는 시골 총각. 어여쁜 베트남 처자를 아내로 맞이해 팔불출처럼 벌어진 입 다물어지기도 전, 중병에 걸린 아내가 덥석 자리에 눕고 말았단다. 꽃 같은 아내의 치료비 기천 만원이 무슨 대수겠는가. 밤낮없이 병상을 지키던 정성 덕분에 그녀는 겨울 먼지를 털어내듯 툭툭 병마를 털고 일어났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베트남에서 한 남자가 찾아왔으니, 가난 때문에 먼 나라로 시집 간 여인을 끝내 잊지 못했던 모양이다. 시골 남자, 그 둘의 모습을 지켜보니 도저히 애절하고 애절해서 갈라놓을 수가 없었단다. 비행기 타고 데려온 여인, 보따리까지 곱게 싸서 돌려보내고 사내는 몇 날을 울었을까. 두 계절이 지나도록 허리가 묶인 채 지하철 환기구 옆에 방치되었던 포장 수레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