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가을 타세요? 김광석의 오래된 노래를 듣습니다. 기형도의 낡은 시집을 꺼내 읽습니다. 11월의 우울을 견디지 못하고 떠난 그들의 음성과 글은 커피향보다 더 진한 휴식이 되고 위로가 되어 한 소절, 한 구절이 토닥거려주고 포옹해주네요. 연예계에는 11월의 괴담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독 11월엔 우울증에 의한 자살 사건이 많이 있었지요. 어째서 사람들은 아름다운 가을풍경을 바라보며 감탄하기보다는 슬퍼지고 무기력해지고 종내에는 마지막을 결심하게 되는 걸까요? 우리가 흔히 가을 탄다고 말하는 가을증후군은 경쟁 심리, 성취 욕구가 높은 사람일수록 그 함정에 빠지기 쉬운데요. 그 이유는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감상에 빠지는 건 잠시, 1년 동안 난 무얼 하고 살았나- 의기소침해지고 무기력해지는 까닭이라고 합니다. 다.. 더보기 秋雪 몹시 당황스런 아침이다. 막바지 단풍을 촬영하기 위해 강원도에 왔기 때문이다. 11월 2일 아침에 맞이하는 첫눈. 게으름 덕분에 단풍 대신 겨울을 만났다. 2주 전 강원도 일대 촬영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러웠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축복 같은 아침이라는 생각이다. 다 져버린 단풍은 고사하고 눈까지 내리고 있음에도 벌써 화이트 크리스마스라도 맞이한 것처럼 들떠 있으니 말이다. 숲속의 집에 내리는 첫 눈을 보며 또 그런 생각을 한다. 때로 게으름은 의외의 선물이 되기도 하는 모양이라고. 그러니 너무 서둘지 않아도 세상은 괜찮은 것이라고 위로한다. 더보기 열을 세어 보아요. 금연하면 8년, 운동하면 9년, 숙면하면 3년,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면 6년을, 그리고 스트레스를 줄이면 32년을 더 살 수 있다고 합니다. 결국 내 안에 화(anger)를 다스려야 건강하고 행복한, 웰빙이 가능하단 얘기지요. 하지만 무조건 화를 참는 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의 토마스 제퍼슨 대통령은 화가 나면 열을 세고 누군가 죽이고 싶도록 미울 때에는 백까지 세었다고 합니다. 잠시 한 발 물러서서 내 안의 화를 객관화시킬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서 동시에 감정을 이성으로 변환시킬 수 있도록 마음의 환풍기를 켜두는 거지요. 그 후에 화를 내게 되면 다른 사람들도 '자네가 화낼만 하군' 동의하게 되니 다혈질의 누명을 쓰지 않고도, 인간관계를 해치지 않고도 화를 낼 수 있습니다. 누구든지 화를.. 더보기 가을에게 배운다 세상이 온통 울긋불긋 물들고 있다. 설악에서 시작한 단풍이 멀리 제주까지 달려갔고 사람들은 더 늦기 전에 잎들의 향연을 보기 위해 도시를 떠난다. 이 계절이 지나면 그리 붉었던 잎들도 사라지고 말 것이다. 왜 잎들은 가장 마지막 순간에 그토록 아름다운 것일까. 생을 마치기 직전, 일생 중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는 단풍. 사람의 삶도 그리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무엇이겠는가. 언젠가 맞이하게 될 생의 끝자락이 살아온 어느 순간 중 가장 아름다울 수 있다면 붉디붉은 단풍보다 더 고울 수 있지 않을까. 한평생 살아온 연륜과 여유와 애잔함이 묻어나는 모습이라면 고단하게 걸어왔던 여정도 밝게 빛날 수 있지 않을까. 더보기 연봉높은 조인성은 세상에 없습니다. 부자를 동경하지만 그들이 이뤄놓은 재산이 부러울 뿐 그 노력에는 관심없습니다. 유럽여행을 계획하지만 점심값보다 더 비싼 커피를 마시며 늘 돈이 없다고 탄식합니다. 면허를 따고 싶지만 학원은 멀고 일이 바쁘다면서 오늘도 친구와 술 약속을 합니다.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은 부럽지만 아침잠이 많아 새벽반 강의를 듣는 건 불가능합니다. 연애를 꿈꾸지만 화장실 앞에서 핸드백 들고 기다리는 건 남자의 체면이 허락하질 않고 결혼은 좋지만 이상형이 연봉 높은 조인성이다보니 끝이 안보이는 싱글일 수 밖에요.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저 남을 부러워하거나 시기하는 것만으로는, 치밀하게 계획만 세우거나 다음으로 미루기만 해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지금 필요한 건 걱정이 아니라 실행입니다. 부자.. 더보기 우포에 가면 삶이 깊어진다 우포 우포에 가면 삶이 깊어진다. 풀숲 사이로 피어오르는 물안개 때문도 아니고 대지를 붉고 노랗게 물들이며 찬란하게 떠오르는 태양 때문도 아니다. 새벽부터 물질을 하는 어부 역시 까닭은 되지 못한다. 당신, 그 나이를 아는가. 1억 4천만년.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숫자를 나이로 먹고 사는 우포늪. 지구에 인류가 등장하기 훨씬 이전부터 존재했던 자연의 늪. 오로지 내일만 꿈꾸며 살았던 사람들에게 우포늪은 오늘을 꿈꾸라고 말한다. 우주의 영원한 공간 속에 찰나로 존재하는 그대, 미움과 아쉬움과 서글픔은 모두 버리고 여기 거대한 시공 속에 당당히 서라고 이른다. 더 이상 오늘을 버리지 말고 장롱 속에 아껴두었던 옷을 꺼내 입 듯 미련 없이 새 신발을 신고 문밖으로 나가라고 부추긴다. 더보기 가족과의 사랑은 무한리필이 아닙니다 일년에 딱 하루, 생일은 누구와 보내시나요? 지난 여름휴가는 누구와 다녀오셨나요? 올 크리스마스엔 누구와 보낼 계획이신가요? 생일에는 친구들과 어울려 노느라 자정을 넘겨 들어오기 일쑤고 여름휴가는 부모님한테 친구들과 놀러 간다고 거짓말하고는 보란듯 커플티를 입고 제주도 6성급 호텔로 다녀왔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는 친구들과 파자마 파티라는 것도 해보고 올해는 오매불망 꿈꾸던 공연의 티켓오픈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디 그 뿐인가요. 빨간 날을 집에서 보낸다는 것, 그건 젊음을 방치하는 것과 같고 부모님과 휴일을 지낸다는 건 보려는 영화가 모두 매진일 때 어쩔 수 없이 시시한 영화를 봐야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갑작스런 아빠의 간암 말기 판정. 우리 가족에게 허락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 더보기 언제고 찾아들지 모르는 사랑에... 사랑은 책임입니다 사람이 살면서 몇 번쯤 사랑이 찾아 올까요 누군가 그러더군요 사랑은 평생 찾아온다고 언제고 찾아들지 모르는 사랑에 굴복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랑의 힘 책임입니다 더보기 이전 1 ··· 904 905 906 907 908 909 910 ··· 917 다음